[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자살을 선택하며 한국 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그의 자살 배경을 놓고 갖은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아울러 ‘금수저 중의 금수저’인 재벌계 유력 인사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데에 네티즌들 또한 큰 충격에 휩싸인 듯 한 감상을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집무실로 출근한 뒤 뉴스보도를 통해 처음 이 부회장의 자살소식을 접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은 한참을 말을 못 이은 채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고 했다.
그 외 롯데그룹 임직원들도 이 부회장의 평소 온화했던 성격에 비춰 그가 자살을 한 인물이 아니었다며 극단적 선택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5일에도 이 회장이 평소와 다름없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25일 호텔롯데에서 운동을 마친 뒤 오전 9시경 롯데 본사 집무실로 출근해 변호인단과 이야기를 나누며 다음날 검찰에 출석하는 것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 부회장이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점은 그의 자살에 더욱 의아함을 갖게 한다. 특히 개인적인 감상에 치우쳐 극단적인 행동을 할 만큼 감정적인 인물이 아니었다는 게 롯데측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1973년 롯데호텔에서 첫 발을 뗐다. 이후 24년간 한 우물만 판 끝에 1997년 롯데쇼핑 대표로 취임했다. 이후 2007년엔 정책본부장 사장을 한 데 이어 2011년엔 정책본부장 부회장까지 올라갔다. 특히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연달아 보필하며 롯데그룹의 실세란 평가를 받아왔다.
이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잦은 빈도로 일본에 가있는 사이 국내 경영의 최고 책임자로서 일을 도맡아 했다. ‘신家’의 일원이 아님에도 부회장 자리까지 오른 유일무이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렇듯 40여 년 동안 롯데그룹의 기둥 역할을 해온 이 부회장이었기 때문에 근래 경영권 분쟁과 비자금 의혹 수사 등으로 회사가 곤욕을 치르는 데에 큰 충격을 받았을 거라는 게 롯데측의 설명이다. 실제 ‘신家’가 아닌 인물 중 롯데그룹에서 가장 강력한 경영영향력을 행사한 그가 그룹의 위기를 곧 자신의 위기로 보고, 죽음으로 책임을 진 게 아니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으로 이 부회장의 극단적 선택이 이른바 ‘수사종료’ 내지는 ‘은폐’를 위한 롯데그룹 내부적 종용에 의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신家’와 회사, 회사와 회사를 잇는 핵심 허브역할을 해왔던 그였기에, 그의 죽음이 롯데그룹의 ‘연결고리’를 끊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추측이다.
한편 네티즌들은 해당 소식을 접한 뒤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상단에 위치한 다이아몬드수저가 이렇듯 허무하게 목숨을 잃다니… 충격이다” “행복은 돈순이 아닌가 보다” “돈이 많아도 저렇게 고통 받으면서 살고 싶진 않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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