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지진에 내진 설계 요구 급부상… 중세건물은?

伊지진에 내진 설계 요구 급부상… 중세건물은?

기사승인 2016-08-26 21:00:53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이탈리아 중부 지역을 할퀴고 지나간 규모 6.2 강진으로 현재까지 사망자가 267명으로 집계되는 등 인명피해 소식이 잇따라 이어지는 가운데 이탈리아 내외적으로 내진설계 요구가 급부상하고 있다. 현지 방송들과 단체들은 이번 사고를 인재(人災)로 규정하며 중세시대 문화재 보존을 이유로 소극적이었던 내진설계가 이제는 당면과제가 됐음을 강조했다.

영국 BBC는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현지 상황에 대해 “주민들이 고통보다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면서 현지 피해마을 소식을 전했다. 현재까지 사망자 267명, 부상자 400명 이상으로 집계된 가운데 수십 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라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7명의 사망자를 낸 라치오 주의 아마트리체의 경우 중세 유적이 여전히 지역에 남아 있는 곳 중 하나다.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요구에 따라 내진설계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탓에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지진 진원지에서 가까운 노르차의 경우 1979년과 1997년 두 차례 지진을 겪은 뒤 내진설계 등 건물구조 강화로 지진에 대비하며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는 인명피해가 막대하다. 아마트리체의 경우 지진을 대비한 보수작업이 이뤄진 적이 없을 정도다. 현재도 예산이 마련돼있지 않다.

이탈리아는 유럽 중에서도 가장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 언론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내 건물 중 내진설계 기준을 지킨 건축물은 전체의 30%에 불과하다.

이탈리아가 전체적으로 지진에 대비한 보강을 하려면 약 930억 유로(117조191억원)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있다. 아르만도 잠브라노 국가기술자위원회 회장은 위의 금액을 제시하며 “이 비용을 들이지 않는 이상 같은 상황은 반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진발생 후 비상사태를 선포, 이재민 구호 등을 위해 초기 5천만 유로(약 629억원)의 자금을 긴급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건축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최초 큰 지진 후 500여 차례 여진이 이어지며 구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과거의 건축 기술을 사용해 지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중세 때 조성된 도시는 이번과 같은 재해를 예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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