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종예선] 경기 내·외적으로 벼르는 중국, 과열된 한국전 필승전략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 내·외적으로 벼르는 중국, 과열된 한국전 필승전략

기사승인 2016-09-01 14:35:40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공한증(恐韓症)’이란 신조어를 창조해낸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늘 밤에도 그 악몽을 재현해낼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중국과 1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월드컵 진출의 마지막 관문에서 대륙과 조우했다. 30전 17승 12무 1패.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한국 대표팀이지만 마냥 마음 놓을 순 없다. 거대한 자본을 투입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은 2010년 2월10일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중국에 0대3 대패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이 무서웠던 중국 축구, 거대 자본으로 돌파?

한국과 중국은 1978년부터 2010년 1월까지 총 27회 국가대표 남자 축구경기를 벌였다. 이 가운데 한국은 16승11무로, 단 한 번도 패배를 허용한 적이 없다. 1982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메르데카컵’에서 0대1 패배의 기록이 있지만,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A매치 기준 강화로 공식 경기에서 제해졌다.

2010년 전까지 단 한 차례도 한국을 이기지 못했던 중국은 한국 축구에 대해 극도의 두려움에 사로잡혔었다. 이는 병적이라 할 만큼 상당했는데, 그에서 ‘공한증’이란 말이 유래됐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다르다. 중국은 일명 ‘축구 굴기 프로젝트’를 필두로 자국 리그에 어마어마한 자본금을 투자하며 내수강화에 나섰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축구 중장기 발전 계획’을 세우고 2020년까지 축구선수 5000만 명 육성, 2030년까지 아시아 축구 재패, 2050년까지 세계 재패를 다짐했다. 축구개혁영도소조는 올해에만 40억 위안(약 6700억 원)을 투자했다. 

큰돈이 움직이자 스타플레이어들도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첼시 등에서 활약을 펼쳐온 뎀바 바가 상하이 선화로 이적했다. 올해 초에는 첼시에서 활약하던 하미레스가 430억 원에 장수로 이적했고, AS로마의 제르비뉴는 230억 원에 허베이 종지에 정착했다. 지난 6월 이적시장에서는 러시아 리그 간판 공격수 헐크가 700억 원을 받고 뎀바 바의 소속팀 상하이 상강에 입단하기도 했다.

“공한증은 이제 과거의 단어”… 자신만만한 중국

중국은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편으로 한국 축구가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어쨌든 중국은 ‘세계 재패’의 야심찬 프로젝트의 첫 관문을 이웃나라 한국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감독부터 심상찮다. 2010년 2월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을 3대0으로 완파하며 ‘공한증 해소’의 실마리를 제시했던 가오 홍보가 지휘봉을 잡았다.

2009년부터 약 2년간 중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가오 홍보 감독은 이번 경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엔트리에는 2010년 한국을 잡았던 그때 그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있다.

중국 축구대표팀은 이번 한국전을 위해 자국 리그가 진행 중임에도 20일 넘게 합숙기간을 거쳤다. 또한 한국전을 앞두고 모든 것을 ‘비공개’ 상태로 유지했다. 통상적으로 월드컵 예선에서는 미리 최종 선수 명단을 발표하지만 중국은 이마저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한국전에 나설 출전 엔트리 역시 경기 전날에서야 발표했다. 훈련마저도 비공개로 진행하니 이쯤 되면 월드컵 본선 이상의 과잉 준비라 할 만하다.

가오 홍보 감독은 “(한국은) 2010년과 지금이 많이 다르다. 당시에는 허정무 감독이었고 지금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다. 전술과 생각 모두 다르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승점 1점이 아닌 승리를 원한다. 내일 좋은 결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치열한 중국

중국은 경기 외적인 ‘신경전’도 상당히 치열하게 걸고 있다. 앞서 중국축구협회는 대한축구협회에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1차전 티켓 중 5만 장을 요구했다. 상암 경기장이 6만 6000석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75% 이상의 좌석을 요구한 셈인데, 사실상 원정팀이 홈팀처럼 경기를 치르겠다는 황당한 이야기다. 대한축구협회는 즉각적인 거절의사를 전달하며 1만5000석을 배정했다.

한국을 향한 중국의 날 선 행동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오는 6일 ‘제3국 경기’ 형식으로 중국 마카오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던 한국-시리아전이 한국-중국전을 하루 앞두고 돌연 취소됐다. 시리아의 불안한 정세 때문에 제3국 경기장소로 중국이 결정됐던 것인데, 시리아축구협회와 마카오축구협회의 합의가 급작스레 틀어졌다. 아시아축구연맹이 이미 경기 진행을 승인했던 터라 이번 취소 결정은 상당히 의아한 결과다.

중국 내외적으로 ‘반한’ 감정은 상당 수준에 달해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이슈로 중국은 한류, 관광, 외교, 무역 등 다방면에서 한국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했다. 대결구도로 펼쳐지는 이번 축구경기가 자연히 민감하게 비춰질 수밖에 없다.

슈틸리케 “중국? 기록으로 보면 우리가 30계단 앞서 있어”

슈틸리케는 중국이 어떻게 나오든 개의치 않은 듯 담담했다. 다만 이번 경기에 최정예 멤버를 전원 소집하며 긴장을 늦추진 않았다.

슈틸리케는 “(이번에 소집한) 20명의 선수가 모두 컨디션이 좋은 상태다”면서 “3개월 만에 소집됐는데, 팬들의 큰 기대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한증’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중국팀엔 충분한 자극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우린 2015년 이후 단 2패만 했다. 우리 스스로 갖고 있는 기대가 있고, 이를 실현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자국리그에 거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곧바로 대표팀 발전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평가하며 “기록을 놓고 보면 우리는 30계단 정도 앞서 있다. 전적도 마찬가지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중국전에는 손흥민을 비롯해 기성용, 구자철, 지동원, 이청용 등 최정예 멤버가 전원 소집됐다. 문제는 시간이다. 중국전 3일 전 소집된 축구대표팀은 팀 호흡을 맞출 시간이 다소 부족했다.

그러나 슈틸리케는 이 또한 문제없다고 했다. 슈틸리케는 “우리에겐 팬들의 기대가 있다. 당연히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중국 뭘 하든 신경 안 써”

중국의 경기 내외적 대처에 대해 한국 네티즌들은 대체로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Ba*** “중국이 무엇을 하든 의미부여 할 필요 없다”

dlu**** “중국이 언제부터 우리한테 비비려드는 팀이 됐나”

per*** “중국은 그저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에서 만난 상대일 뿐”

KBO**** “오늘 저녁은 중국집 요리로”

WIN*** “2010년 이후로 공한증이 끝났다는 말을 왜 이렇게 하는 건지. 가볍게 이기자”

DDO***** “중국이 사드 같은 걸로 민감하든 말든 우린 이기면 그만”

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