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에서 ‘중동의 복병’ 시리아를 만났다. 지난 중국과의 1차전에서 3대2 승리를 거둔 슈틸리케호는 시리아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추가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다짐이다.
FIFA랭킹 57계단 앞선 한국, 방심은 금물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저녁 9시(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세렘반파로이 소재 투안구 압둘 라흐만 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을 치른다. 본래 시리아 홈경기로 치러져야 하지만 자국의 불안한 정세로 제3국인 말레이시아에서 대결이 성사된 만큼 한국으로서는 보다 안정적으로 승점 3점을 쌓을 기회를 맞았다.
한국은 지난 중국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후반 집중력 저하와 잦은 실수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3골을 넣고도 수비와 골키퍼 사이의 불완전한 의사소통이 아슬아슬한 장면으로 이어지며 2골을 허용했다. 더구나 홈구장에서 치러진 경기였던 터라 이후 열릴 원정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을 목표로 둔 한국으로서 이번 시리아전은 매우 중요하다. 시리아는 FIFA 랭킹 105위로, 한국(48위)에 57계단이나 아래에 있다. 상대전적 또한 3승2무1패로 한국이 앞서 있다. 그러나 한국만 만나면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 시리아다.
1978년 한국은 처음 시리아를 만나 2대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1984년엔 0대1로 패했다. 2006년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2대1, 1대1로 1승1무를 거뒀고 2009년에도 1대1로 비겼다. 가장 최근인 2010년에도 1대0으로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이렇듯 시리아는 약체로 평가됨에도 한국에 끈질긴 경기력을 보여줬다. 더구나 최근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월드컵 2차 예선 E조에서 7승1무의 일본에 이어 2위(6승2패)를 기록, 최종예선에 올라왔다. 특히 8경기에서 26득점을 기록한 득점포는 단연 경계대상이다. 약팀을 상대로도 실점을 허용하는 등 총 11실점을 내준 것은 공략 포인트다.
손흥민 소속팀 복귀… 전술의 짜임새 최대 과제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중국전 승리를 팬들의 공으로 돌리면서, 후반부에 나온 불안정한 모습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수비수들이 급격한 집중력 저하를 보이며 실수를 반복하고, 중앙과 측면 돌파를 모두 허용한 데에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3골 차로 앞선 상황에서 다소 긴장감이 떨어져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한 데에 심각함을 느끼고 비디오 분석을 재차 감행하는 등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핵심 공격수인 손흥민이 소속팀으로 복귀하며 공격라인에 새 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성남의 황희조를 새로이 발탁해 새로운 전술을 구상하고 있다.
시리아는 홈경기이긴 하지만 제3국에서 치러지는 만큼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펼칠 것이 자명하다. 승점 3점을 확신하는 한국이 조급하게 공격하는 사이 ‘선수비 후역습’의 허를 찌르는 전술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경기를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두터운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개훈련 내내 침투패스를 앞세운 과감한 돌파를 재차 강조했다.
특별히 이번 경기에서 잘츠부르크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황희찬의 조기투입 여부가 팬들 사이에서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약체로 평가받는 시리아를 상대로 A매치 데뷔골을 작성할 수 있을지가 주된 관심사다.
슈틸리케 “승리확신”… 지동원 “이번엔 내가 골 넣겠다”
슈틸리케 감독은 5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중국전에서 힘들게 따낸 3점이 더욱 값지려면 시리아전을 잘 치러야 한다”면서 승점 3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는 중국보다 공격적인 팀이며, 실제 중국전보다 더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이라면서도 “승리에 대한 자신감은 충분하고, 확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중국전에 대해서는 “후반 25분까지 좋은 경기를 했고, 원하는 양상이 나왔다”면서 “그런 모습을 이번 경기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전에서 ‘특급 도우미’ 역할을 했던 지동원은 이번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지동원은 대한축구협회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국전에서 3득점을 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만큼, 시리아전에서도 공격적인 플레이로 대량득점을 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지동원은 중국전에서 원톱으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첫 번째 골의 경우 지동원의 헤딩슛이 골로 연결됐지만, 중국 선수를 맞아 자책골로 기록됐다. 사실상 3골 모두에 관여한 셈이다.
이에 대해 지동원은 “내가 넣은 골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자책골로 판정돼서 아쉬웠다”면서 “(시리아 전에서) 측면을 이용한 플레이로 득점을 올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리아 축구대표팀의 아이만 하킴 감독은 “한국이 강한 팀인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홈경기가 없다. 이럴 때일수록 더 집중하고 높은 수준의 경기를 치러야 한다. 좋은 결과로 고국에 있는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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