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서희건설이 경기대학교의 민자기숙사를 둘러싸고 학교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서희건설은 기숙사 운영 계획 변경안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공지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대학교의 민자기숙사인 '경기드림타워'를 시공·운영 중인 서희건설은 2학기부터 기숙사 운영계획을 바꾸겠다고 공지했다.
변경안에는 올해 2학기부터 기숙사의 ▲동절기 난방 온도 28도→22도 변경 ▲온수관련 남녀동 및 공용부 설정온도 30도 진행 ▲기타서비스(정수기 및 무인택배) 제외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서희건설은 경기라이프를 통해 경기드림타워를 위탁관리 운영 중이며, 경기라이프는 이 기숙사 시공사인 서희건설이 9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 기숙사는 서희건설이 건설자금을 투자하고 경기라이프가 20년간 운영권을 가지는 방식(수익형 민자사업·BTO)으로 2011년 지어졌다.
서희건설은 변경안에 대해 5년이 경과한 현재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기숙사 운영에 적자가 발생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기숙사를 운영하면서 5년간 발생한 누적 적자규모만 16억원에 달한다.
이 건설사는 지난 2007년 기숙사 건립과 관련해 BTO(민간투자) 방식으로 경기대로부터 일정 수익률을 보장받는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서희건설과 경기대는 당초 기숙사 입주율이 80%에 미치지 못할 경우 미달분을 보전해주기로 계약했지만, 3년 후인 2010년 실시협약 체결시 계약서 조항을 수정하면서 입주율이 80%에서 64%로 변경되면서 적자늪에 빠진 것이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당사는 5년간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하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대와 수차례 조정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학교 측은 협약서와 관련해 절대 수정 불가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라이프는 매년 3~4억원의 시설운영비를 최대주주인 서희건설로부터 지원받아서 5년간 적자를 충당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경기대학교 측은 학생을 볼모로 서희건설이 장사를 하고 있다며 적자가 나도 계약서를 변경해 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또 학교 측은 학생들을 통해 전년대비 11% 인상에 대해선 반환청구소송을 추진할 것이며 운영사의 난방 및 온수 온도를 낮추는 것과 기타서비스 중단에 대해서는 실제 시행 시 법적대응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서희건설과 경기대가 학생들을 상대로 강력하게 맞서면서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현재 기숙사생들은 물을 마시기 위해 1층까지 내려와야 하고 매서운 추위가 예상되는 겨울 역시 난방 온도 최고 22도인 방 안에서 견뎌야 할 형편이다.
경기대는 이와 관련해 법률적 검토를 거쳐 관련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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