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이 사자성어는 특별한 의도 없이 한 행동이 공교롭게도 다른 일과 겹쳐 의혹을 살 때 쓰인다. 하지만 까마귀가 날 때마다 배가 떨어진다면, 그는 의심 이상의 개연성이 생긴다. 심지어 그 일이 부조리한 것이라면, 의심의 눈초리는 더욱 매서워진다.

최순실 딸의 이화여대 특혜에 대해 학교측은 '오비이락'이란 표현을 썼다. 현 정권의 비선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최순실. 그의 딸이 부정한 방법으로 이화여대를 입학한 데 이어 학점도 부당하게 취득하고 있다는 의혹이 우후죽순 솟아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국감에서는 이대측의 맞춤형 학칙 개정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로 한창 떠들썩하다.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화여대측이 학칙개정 및 소급적용으로 최순실 딸이 부정하게 학점을 인정받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더 거슬러 올라가 최순실 딸의 입학에도 특혜논란이 있다며 실제 까마귀가 배를 떨어뜨린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실제 최순실 딸은 지난해 1학년 1학기 때 F를 받은 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다소 의뭉스러운 학칙 개정이 있었다. 개정된 학칙(40조 3항)에 의하면 국제대회나 훈련에 참가한 경우 예외로 출석을 인정되게 바뀌었다.

쉽게 말해 4년간 한 번도 학교에 출석하지 않아도 학점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생긴 셈이다. 더구나 해당 학칙이 1학기 중인 6월에 개정됐음에도 올 3월부터 소급적용이 가능하도록 하며 논란이 가중됐다.

더구나 최순실 딸이 1학년 1학기 때 학사경고를 받은 뒤 최순실과 딸이 함께 학교로 찾아가 학사경고를 준 지도교수에게 항의했고, 이후 지도교수가 교체된 사실까지 밝혀졌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학교측 해명을 요구했다고 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운동선수 말고 실습이 필요한 그런 학생들에게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라고 했다.

안 의원은 “운동선수는 운동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으로 봐야한다”면서 “최근 총장들이 모여서 (수업을 모두 빠져도 출석을 인정해주는 걸) 이제 하지 말자.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을 하자, 그렇게 해서 규정을 만들기까지 할 만큼 대학교의 운동선수들의 학사 관리가 비교적 정상화, 선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대는 하필 시대에 역행하는 규정을 만들었고 그것도 소급적용까지 했느냐, 여기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뿐만 아니다. 최순실 딸의 입학 특례 의혹에 대해서도 안 의원은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이대는 매년 체육특기자를 6명씩 뽑는데, 14년 신입생까지는 선발 종목이 11개 였는데 지난해부터 23개 종목으로 늘렸다. 그런데 새로 들어간 12개 종목 중 유일하게 승마 특기생으로 (최순실 딸이) 입학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대측은 ‘오비이락’이란 표현으로 해명했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것이 정말 오비이락인지 아니면 특정인을 입학시키기 위해서 입시요강을 고친 것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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