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지방 분양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수도권 분양시장의 청약 열기는 뜨겁지만, 지방은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는 등 온도차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1, 2순위 청약자가 '0명'인 아파트는 모두 12곳이었다. 이들 중 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 지방에서 분양됐다.
지난달 충북 진천에서 270가구의 아파트 분양에 나선 한 건설업체는 1순위에서 청약자 '0명'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쥐었다. 2순위에서도 청약자가 1명에 그쳤다.
충북 보은에서 분양한 보은 신한헤센 역시 일반분양 492가구 모집에 5명만이 청약을 신청했다. 진천 양우내안에해오르미 역시 270가구 모집에 1명, 충남 태안 동문센텀파크는 60가구 모집에 11명, 금산 렉시움은 48가구 모집에 1명이 청약을 신청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 증가세는 가파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방 미분양 아파트는 8월 말 현재 4만1206채로 2014년 말(2만565채)에 비해 2만 채 이상 늘었다. 반면 이 기간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1만9814채에서 2만1356채로 1542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의 주원인은 공급 과잉에 있다. 지방 분양시장은 수도권보다 먼저 호황을 겪었지만 최근 2, 3년 사이에는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밀어내기식 분양을 하면서 공급 과잉 논란을 샀다.
또 건설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낸 데다 경기 침체, 기업 구조조정, 부동산 대출 심사 강화 등이 겹치면서 '거품'이 사라지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재편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청주, 제천, 광주 북구, 경북 영천, 경남 김해 등 24곳을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했다.
미분양 관리지역이 되면 분양 보증 예비심사를 받게 돼 주택사업 승인을 받기 어려워진다. 분양 물량을 규제, 아파트 미분양을 줄여보겠다는 취지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 분양시장의 냉각 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경기가 나빠지면 청약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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