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최근 주차장, 커뮤니티센터 등 단지 내 공공시설을 외부에 개방하고 공유해 실속을 챙기는 아파트들이 늘고 있다. 나눔을 실천하면서 유휴 공간의 활용도도 높일 수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회 전반을 확산되는 공유경제가 아파트에도 스며들고 있다. 공유경제는 소유에 집착하기보다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고, 빌려 쓰는 형태의 경제활동 방식이다.
아파트는 많은 가구가 한 동, 한 단지에 모여 살기 때문에 공급과 수요가 충분한데다 소통도 비교적 쉽다. 기본적인 신뢰가 밑바탕이 되는 '주거 공동체'인 만큼 사기 및 손해 우려도 덜 수 있다.
◆공유 문화 확산… 국토부도 공동시설 공유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
대우건설이 지난해 12월 경남 거창군 송정도시개발지구에서 분양한 '거창 푸르지오'는 이웃과 자전거를 함께 나눠 탈 수 있도록 돕는 '자전거 셰어링 시스템', 홈가드닝 노하우와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가드닝 스쿨' 등 입주민들이 서로의 자산 및 재능을 공유할 수 있는 색다른 서비스를 제안해 큰 관심을 모았다. 공구세트 등 단발성이 강한 생활문화용품들을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생활문화용품 프리렌탈 서비스'에도 호평이 잇따랐다.
단지 밖 이웃들과 손을 맞잡은 아파트들도 많다. 경기 부천시 내 '중동 금강마을', '하얀마을 현대아이파크', '조공2차 아파트'는 지난 6월 부천시와 단지 내 주차장 공유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출근 시간 이후 한산해지는 아파트 주차장을 인근 관공서와 함께 쓰고, 공공시설 이용료를 할인 받는 형태다. 빈 공간을 활용해 서로가 이득을 취한 공유경제의 모범 사례로 꼽히며 이웃 단지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 '영종하늘도시 우미린'은 단지 내 실내수영장을 외부에 유료로 개방해 관리비를 절감하고 있다. 실내 수영장은 고급 특화 시설로 이용률이나 만족도가 높지만 유지관리비가 비싸 부담을 느끼는 입주민도 많다. 수영장 개방에 한 입주민은 "초반에는 입주민들만의 혜택을 침해 당하는 것 같아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좋은 시설을 함께 쓰면서 관리비 부담도 덜 수 있는 좋은 방편이라 외부 개방에 적극 찬성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도 경로당이나 놀이터, 헬스장 등 아파트단지 내 주민공동시설을 다른 단지 주민과 함께 쓸 수 있도록 지난 13일부터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주택건설기준에 따라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설치하는 주민공동시설을 해당 공동주택 주민뿐 아니라 인근 공동주택 주민도 이용할 수 있도록 주민들이 관리규약을 통해 이용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신규 분양단지들도 쉐어링 서비스 강화
대우건설이 오는 2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일원에 공급할 '초지역 메이저타운 푸르지오'는 주말마다 안산시민시장을 찾는 상인 및 시민들을 위해 주차장 일부를 개방할 예정이다. 주차로 인한 이웃들의 불편과 교통 혼잡을 해소하는 한편, 소정의 주차료를 징수해 관리비를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이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5구역에서 분양 중인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는 카셰어링 서비스로 공유경제를 실현한다. 시행사와 카셰어링 업체 ‘쏘카’, ‘그린카’와 업무협약을 토대로 단지 내 지하주차장에 카셰어링 공간을 만들어 입주민들의 생활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화건설은 11월 초, 인천 남동구 서창동 서창2지구 13블록에 뉴스테이 아파트 ‘인천 서창 꿈에그린’을 공급한다. 단지는 ‘쏘카’와 함께하는 카셰어링 프로그램을 통해 특화된 주거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내부 커뮤니티 시설의 운영 수익금은 공용관리비로 활용해, 가구별 임대료 및 관리비 절감을 돕는다.
우미건설은 충북혁신도시 B4블록에서 뉴스테이 아파트 '충북혁신도시 우미린스테이'를 분양 중이다. 단지 내에 가족과 이웃, 친구들과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린(Lynn)'과 외부 손님을 맞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마련되며, 카셰어링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