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철판 위 떨어뜨리고, 물 쏟아붓고...품질 위해 가혹한 LG V20 테스트 공정

[르포] 철판 위 떨어뜨리고, 물 쏟아붓고...품질 위해 가혹한 LG V20 테스트 공정

하루 4000개 생산되는 V20 생산 과정서도 사람이 직접 검사하는 품질 공정 거쳐

기사승인 2016-10-20 10:42:38

[경기 평택/쿠키뉴스=구현화 기자] 

"끼이익- 턱." 

19일 찾아간 LG전자 평택 스마트폰 공장의 G2동 3층 제품인정실. 성인 허리춤 위까지 올라간 장치에 놓인 스마트폰 V20이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하단이 열리고 차가운 금속바닥 위에 수직으로 사정없이 내리꽂힌다. '턱', '퍽' 하는 둔탁한 소리가 날 정도다.

옆면 모서리로도, 가장 취약한 앞판 액정으로도 여러 번 떨어뜨려진다. 내 스마트폰이라면 안타까운 신음이 절로 날만큼 가혹한 실험이다.

김균흥 MC개발품질보증실 부장은 "이 외력실험의 장치 높이는 최대 2m까지로 설정할 수 있으며 모든 면과 모든 엣지를 다 실험한다"며 "스마트폰 사용환경을 고려해 마룻바닥이 우드나 대리석 같은 경우도 있는데 메탈이 가장 하드하기 때문에 메탈로 실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스마트폰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수없이 떨어뜨려지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이 실험실은 제품이 태어나기 전 신제품 테스트를 하는 공정이며 제품별로 약 5000시간 이상 여러 가혹한 환경에서 테스트가 실시된다. 이 공정을 거친 스마트폰들은 전량 폐기된다. 


신제품 스마트폰은 10cm 되는 낮은 위치에서 계속해서 떨어졌다 올라갔다를 반복하는 잔충격 시험기와 계속해서 뒤집어지는 랜덤 자유낙하 실험기도 거쳐야 한다. 마치 물레방아나 돌아가는 바베큐를 연상케 하는 자유낙하 실험기는 놀이기구를 타듯 지속적으로 뒤집어지며 본체에 충격을 가한다. 수백 회 이상의 실험을 통해 내구성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잔충격 시험기 옆에는 가랑비처럼 물이 분무해 스마트폰을 적셔 우천시를 가정하는 실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분석하며 충격을 가늠해 보는 것이다. 

사용하다가 실수로 스마트폰을 깔고 앉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사람의 1.5배 하중이 실린 엉덩이 모양의 물체로 누르는 실험 등 독특한 실험들도 이뤄진다. 기계가 무작위로 액정 터치하며 실행을 알아보는 터치 오동작 실험, 터치 내구성 실험 등 다양한 실험을 거쳐야 한다. 

환경 실험실에 들어서니 24시간 풀로 켜져 있는 스마트폰들이 기다리고 있다. AP나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품의 성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려 테스트하도록 설계됐다. 24시간 풀작동하며 하루에도 수백회 꺼지고 켜지고를 반복한다. 

김 부장은 "환경 실험실에서는 사막 고온이나 초저온, 정전기 환경 등 다양한 환경에서의 충격 실험이 실시된다"고 설명했다. 

가혹한 실험과 엄격한 품질검사를 거쳐 생산되는 V20은 미국 국방부 군사표준 규격인 MIL-STD 수송 낙하 테스트를 통과, 탁월한 내구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미 국방부에서 인정하는 군사표준 규격을 통과한 것이다. V10에 이어 V20이 통과하면서 LG전자의 스마트폰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안전실험에 대한 충격을 뒤로 한 채 V20의 생산공정을 보러 한 층 위로 이동했다. V20이 생산되고 있는 G2동 4층에 들어서면 반도체 공장에서나 볼 수 있는 강한 바람이 쏘여지는 에어워시룸이 있다. 방진가운과 덧신을 신고 에어워시룸을 거쳐 들어서면 V20의 최첨단 조립라인을 볼 수 있다. 하루당 약 4000대가 생산되는 V20 6개 라인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배터리와 SIM카드, SD카드를 넣고 스크류 체결공정을 거치면 라디오 등 수신감도와 와이파이 기능을 계측기로 실험하는 센서 위주의 '펑션 테스트' 구간이 진행된다. 

사람이 하는 부분은 직접 화면을 보고 컬러패턴을 확인하고, 키패드를 눌러 보거나 동영상을 살피는 등의 검수를 거친다. 보통 2명이 살피고 모듈화를 이룬 G5의 경우 모듈 접합부분을 점검하느라 3명 정도가 배치된다. 

김승렬 부장은 "액정의 이물질을 살피거나, 칼라패턴을 재생하거나 플래시가 잘 되는지를 사람이 직접 확인해 봐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관능검사를 꼭 거친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거쳐 각각의 폰마다 ID를 부여받고, 유저용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으면 개통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완성된다. 현재 V20은 북미 진출을 앞두고 생산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병주 LG전자 MC글로벌오퍼레이션 그룹장은 품질에 대한 완벽을 기하기 위해 제품 설계 단계부터 개발 중인 제품의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임직원이 철저하고 집요하게 품질 최우선주의를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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