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꺼려했던 금지용어 ‘탄핵’… 날개 달고 비상할까

모두가 꺼려했던 금지용어 ‘탄핵’… 날개 달고 비상할까

기사승인 2016-10-25 15:31:48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비선실세’ ‘딸 부정입학’ ‘근혜순실 게이트’ ‘대통령 하야’

까고 또 까도 계속 나오는 양파에 빗대 ‘양파순실’로 불릴 정도로 최순실 게이트에 관한 의혹이 연거푸 터지며 청와대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급기야 모두가 차마 말하기 꺼려했던 용어 ‘대통령 탄핵’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고 있다.

야권의 대표 잠룡 중 하나로 평가받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최순실 씨가 연설문과 회의 자료를 사전에 열람하고 수정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어젯밤, 민심은 들끓었다. ‘탄핵’ 얘기가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고, 대통령의 ‘개헌 추진’은 진심이 어디에 있는지 상관없이, 최순실 비리를 덮으려는 국면전환용으로 규정되었다”고 표현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해명이 일관된 거짓말로 판명 났고, 이원종 비서실장의 국정감사 답변은 모두 ‘위증’이 되었다”면서 “사인(私人)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과 국가기밀이 담긴 회의 자료를 사전에 열람하고, 수정을 가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었다. 대통령은 근본적인 민심수습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미국의 닉슨 전 대통령은 거짓말을 계속 하다 끝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사과하면 될 일을 끝까지 부인하다가 화를 자초한 것”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시정연설에서 한 개헌 제안은 썩은 고기를 덮어보려던 비단보였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국가 중대사를 한낱 측근비리를 감추는 빌미로 삼으려 했다. 앞으로 대통령은 개헌에 대해 일언반구도 입을 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탄핵’이란 표현을 서슴없이 했다. 조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대통령 ‘탄핵’을 말하는 분들이 많다. 다른 정치제도 아래였다면 정권이 바뀌었다”면서 ▲최순실에게 대통령 연설문 전달한 진범 파면 ▲이완종 비서실장 사임 ▲우병우 민정수석 사퇴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사과 ▲‘근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 등을 요구했다.

그는 “탄핵이 국회에서 발의되더라도 헌법재판소 통과하기 어렵다”면서도 “탄핵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국민의 분노는 비등점을 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탄핵’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정 의원은 25일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국민투표 해보자! 개헌이 높은지 탄핵이 높은지?”라고 언급했다.

정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이) 개헌카드도 통하지 않으면 국가비상계엄도 만지작거리지 않을까?”라면서 “상상을 초월한 그의 비상식적 비합리적 독불장군 사고행태에 견주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지 않을까? 아버지도 그러했고”라고 말했다.

또한 “최순실의 해외도피로 사실상 무정부상태 아니냐는 시중의 뼈있는 농담이 단순한 농담만은 아니다”면서 “현직 대통령이 수사대상에 거론되는 국가비상사태다. 국가비상사태시 국민들의 뜻을 묻는 국민투표라도 해보자”라고 제안했다.

또 “지금은 개헌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면서 “대통령 탄핵을 논의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는 “탄핵 의결은 국회의원 2/3 이상이 필요하지만 탄핵소추안은 재적 과반수로 발의가 가능하다. 일단 제출해 놓고 국민의 뜻을 면밀히 살피어 탄핵여부를 결정하자. 일단 논의는 시작하자”라고 구체적인 탄핵 절차까지 제시했다.

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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