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사랑으로' 아파트 브랜드로 알려진 부영그룹이 올해 들어서만 2조원 규모의 빌딩 매입에 나서면서 임대업계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임대업 뿐만 아니라 호텔·리조트 등에도 손을 대면서 사업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부영은 최근 포스코건설과 송도사옥 '포스코E&C타워'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세부 조건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매각 후 포스코건설이 5년간 책임 임차하는 조건만 합의된 상태다.
포스코E&C타워는 지하 5층, 지상 39층, 연면적 14만8790m² 규모의 쌍둥이 빌딩으로 포스코건설 이외에도 시스코·세계은행 한국사무소 등이 입주해 있다.
부영이 포스코건설 사옥을 사들이면서 올해 인수한 대기업 사옥만 3곳이다. 지난 1월에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삼성생명 빌딩을 약 5800억원에 사들였으며 9월에는 서울 중구 을지로 삼성화재 사옥을 인수했다.
부영은 삼성생명 본사 사옥을 어떻게 활용할지 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추가로 삼성화재 빌딩을 4390억원에 매입해 주목받았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동안 부영이 사들인 부동산 매수 금액만 2조원에 달한다.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한 것은 탄탄한 자금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매월 임대수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해 현금 유동성 비율이 높은 편이다. 부영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연결 재무제표 기준 총자산이 13조1073억원, 1년 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5조4714억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오너의 결단력도 더해졌다. 공격적인 부동산 매입은 이중근 회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은 막강한 현금 동원능력을 바탕으로 주택임대업에서 나아가 오피스, 리조트, 호텔 등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의 옛 대우자동차판매 부지를 3150억원에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제주 더클래식 CC & 리조트, 안성 마에스트로 CC, 태백 오투리조트 등을 사들였다.
이외에도 부영은 현재 제주 중문관광단지와 서울 성동구 뚝섬, 중구 소공동 일대에도 각각 49층, 27층 높이의 호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부영은 30년 넘는 임대아파트 사업을 통해 현금 동원력이 좋아진 것 같다"며 "국내 주택시장 침체 여파도 적어 업계에서 소위 알짜회사로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영그룹의 사업다각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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