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최순실만 트렌드? 유통업계 '장사 안돼요'

[이슈+] 최순실만 트렌드? 유통업계 '장사 안돼요'

기사승인 2016-11-11 17:57:25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여기서도, 저기서도 최순실 이야기잖아요. 거기다 주말이면 광화문이나 가지 뭐 사러는 안 오는 것 같아요."

유통업체 관계자의 푸념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3분기 유통업체들이 실적에서 별로 재미를 못 본 데다 '최순실 게이트'가 휩쓴 4분기 실적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모든 트렌드 이슈는 '올 스톱'됐다. 

유통업계에서는 최순실 효과로 인한 '집단우울증' 증세가 쇼핑 등 즐겁고 재미있는 일에 대한 움직임을 막는다는 진단을 하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로 앞날에 대한 희망이 없어져 버린 지금 자신을 꾸미고 치장하는 데에 관심이 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페이스샵은 1+1 판매를 시작했다. 로드숍 1위를 달리고 있는 더페이스샵의 1+1 판매는 의외라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이맘 때면 오일 보습 화장품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지만 업계는 언제 신상품을 내는 게 좋은지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보도자료를 내도 온통 최순실 이슈에만 관심이 가 있어 예전만큼 반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을 패션시장도 얼어붙었다. 젊은 이미지로 뜬 디스커버리 패딩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반향을 일으켰을 뿐 크게 트렌드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애슬레저룩이나 항공점퍼 등 다양한 룩들이 인기를 끌었으나 올해는 아예 잠잠한 상황이다. 연예인을 내세운 브랜드 마케팅만 일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유통업체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신세계백화점도 백화점 세일에 1+1 할인을 내세우는 등 모객에 적극 나섰다. 롯데백화점도 역대 최대 규모의 리빙 행사를 실시하면서 조금이라도 발길을 돌리고자 하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시민들도 움직임을 줄이고 지갑을 닫았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한모(26, 여)씨는 "최근 뭐 살 일이 없으면 쇼핑몰을 잘 안 가는 것 같다"며 "친구들과 음식점에서 모여서 최순실 관련 이야기만 한다"고 말했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이모(32, 여)씨는 "요즘에는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는 뉴스를 보느라 더 집에 일찍 들어간다"며 "주말에도 결혼식 가는 것 아니면 별로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명품 패션에 대한 인식도 싸늘해졌다. 최순실의 서울 신사동 사무실에서 나온 빼곡한 구두들과 최순실이 대통령 의상실에서 가지고 온 에르메스 백 등 명품들을 주로 입고 신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명품이 지닌 가치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최순실이 신고 나온 제품으로 지목된 업체들은 해명하기에 바빴다. 자칫 잘못하면 '보이콧 역풍'을 맞거나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최순실이 검찰 출두 때 신고 나온 프라다는 "우리 제품은 맞지만 단종됐다"며 말을 아꼈다. 몽클레어 패딩, 토즈 가방 등 지목된 명품업체들도 "우리 제품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몇 주간 최순실 이슈와 검찰발 이슈가 휩쓸면서 삶이 각박해지고 여유가 없어졌다"며 "3분기 실적뿐 아니라 4분기 실적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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