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완치되었다고 믿었던 ‘암’에 다시 걸린다면 어떤 심정일까?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 뒤에 다시 찾아온 죽음의 공포 속에서 두 번 우는 여성들이 있다. 바로 자궁, 난소 등 여성 생식기에 발생하는 ‘부인암’ 환자들이다.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으로 대표되는 3대 부인암은 초기 증상은 뚜렷하지 않은 반면, 재발 위험은 높다. 이에 전문가들은 완치 판정 이후에도 꾸준한 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수술‧방사선 치료 후에도 5년 이내 재발 높은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은 자궁과 질이 연결되는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감염 원인으로, 연평균 5만4천 명이 진료를 받을 정도로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부인암이다.
다행히도 원인이 밝혀져 있어 제때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받으면 예방이 가능하고, 조기에 발견할 경우 완치율도 높아 ‘착한 암’으로 불린다. 그러나 병기가 진행함에 따라 완치가 어려워질 뿐 아니라, 치료에 따른 부작용도 많아 조기검진과 예방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아 100% 완치가 된 환자의 경우에도 5년 이내에 재발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특히 암 부위를 도려내는 근치적 수술 치료를 받은 1기 혹은 2기인 환자들의 경우도 5~20% 정도가 재발이 되는데, 그중 절반은 1차 치료 시행을 받은 후 1년~3년 이내 재발되므로, 완치 후에도 철저한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
◇조기 발견 어려워 사망률 높은 ‘난소암’, 재발 위험도 가장 높아
난소는 여성 호르몬을 생성하고 분비하며, 난자의 성장을 촉진하고 배란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여성의 신체 기관이다. 난소암은 이런 난소에 악성 종양이 발생하는 것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만2000명에서 2015년 1만6000명으로 환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다.
복통, 더부룩함, 복부 팽만, 질 출혈 등은 난소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다. 하지만 증상이 애매하고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변화로 여겨 방치하기 쉽다보니, 발견 자체가 쉽지 않다. 난소암의 경우, 골반 깊은 곳에 위치하며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기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난소가 상당히 비대해진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난소 표면에서 암이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에 해당하며, 난소기능부전과 무관하게 폐경 이후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경우 난소암 진단을 받은 여성의 70%가 3기 이후에 발견되고 3~4기 진단을 받은 여성들의 5년 생존률이 15~20%에 불과해 조기검진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재발율이 50~70%로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완치 이후에도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폐경기 전후 여성들의 각별한 주의 필요한 ‘자궁내막암’
자궁내막암은 자궁 속 공간을 덮고 있는 ‘자궁내막’에 생기는 것으로 본래 서양에서 발병률이 높은 질환이었으나,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국내 발병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 2011년 1만여명이던 환자 수가 2015년 1만3000여 명으로 증가한 가운데, 전체 환자 중 50대가 41.8%를 차지하고 있어, 폐경기 전후 여성들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과도한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만이거나 당뇨병, 고혈압이 있는 사람, 폐경이 늦거나 분만 경험이 없는 사람 등이 고위험 군에 속한다. 질에서 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병원을 일찍 찾는 편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용이하지만 재발률이 5~40%까지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김윤환 이대여성암병원 재발성부인암센터장 교수는 “암 완치 이후에도 채식을 위주로 한 균형 잡힌 식습관을 길들이는 것은 물론 땀이 배일 정도의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씩 하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전문가를 통한 주기적인 추적 관찰을 잊지 말아야 하는데 추적 검사는 일반적으로 첫 2년간은 3개월마다, 5년까지는 6개월마다, 그 이후 이상이 없으면 매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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