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고려대 안암병원 의료진이 중증 대동맥판막역류증 환자에게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TAVI)’을 실시해 성공했다. 특히, 카바(CAVA) 수술 후 판막 역류증이 진행된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 TAVI 시술이 성공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자 안모(76·여)씨는 2009년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받고 그 해에 다른 병원에서 대동맥판막치환술 , 대동맥근에 링을 끼우는 카바(CAVA) 수술, 승모판막치환술, 링을 끼우는 콤바(COMVAR) 수술을 함께 받았다.
그러나 수술 이후 안 씨의 심장 기능은 정상의 20%밖에 되지 않았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호흡곤란과 전신쇠약이 찾아왔다. 중증 대동맥판막역류증으로 진행하고 중증 좌심실 기능도 저하됐다. 재수술도 거의 어려워 앞으로 1년 여정도 남았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유철웅 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안 씨에게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인 TAVI(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를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시술을 지난달 18일 실시했다.
안 씨의 경우 더 이상 수술이 불가능했고, 지난번 카바수술을 받았던 링이 지주(anchor) 역할을 하여 인공판막의 장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술 후 안 씨는 대동맥판막역류증이 교정됐고 승모판막역류증 증상도 회복 중이다. 심실 수축기능도 다소 호전돼 시술 후 한 달이 지난 현재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
유철웅 교수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술하는 사례였고, 무엇보다 카바 및 콤바 수술을 한 차례 한데다가 고령이어서 시술이 매우 어려운 환자였는데, 다행히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늘 숨이 차고 잘 움직이지도 못했던 환자가 혈색이 좋아지고, 활동이 가능해지는 모습을 보니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 교수는 “TAVI 시술은 개흉수술로 인한 여러 합병증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의 회복도 빠르고 추후 재발 시 재시술의 용이성면에서도 수술로 하는 판막치환술 보다 훨씬 우수하다. 또한 시술 후 사망률과 뇌졸중 발생에 있어서도 수술과 비교시 뚜렷하게 우월한 치료성적을 보이고 있다”고 시술의 장점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번에 대동맥판막역류증 환자에게도 시술에 성공함으로써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 않은 일부 대동맥판막역류증 환자에서도 이 시술을 통해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