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진눈깨비가 내리던 지난 23일, 차로 서울에서 한시간 반 가량을 달려 도착한 곳은 국내 최대 생산규모를 자랑하는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이었다.
지난 1997년 강원도 홍천군에 들어선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대지면적 약 52만8925㎡(16만평), 건축연면적 9만9173㎡(3만평) 규모로 구성됐다. 400여명의 인원이 연간 65만㎘, 약 6500만 상자를 생산해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생산공장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맥주는 서울과 경기를 비롯해 강원 지역에서 소모된다.
맥주를 생산하는 4대 요소인 물·맥아·효모·호프 가운데 맥주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물로 알려져 있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1급수인 홍천강 물과 지하암반수를 정화해 사용한다.
하이트진로의 연혁과 관련된 짤막한 영상을 보고 2층으로 올라가 본격적인 견학을 시작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고소한 향이 느껴졌다. 함께한 안내원은 맥아를 분쇄해 따듯한 물을 넣고 가열하면 만들어지는 맥즙 특유의 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맥즙에서 쓴맛을 제거하기 위해 타닌 성분을 빼내고 단백질을 분리하는 ‘자비’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후 냉각기로 급랭시켜 발효과정을 거치면 우리가 마시는 맥주가 완성된다. 열흘 남짓한 시간 동안 발효가 진행된 맥주원액은 병을 비롯해 알루미늄 캔, 생맥주용 용기, 페트병 등에 따라 나뉘어 담긴다.
전 공정이 컴퓨터시스템으로 이뤄져있어 중앙통제실에서는 매일 4명의 직원이 상시 공장 가동 현황을 체크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포함된 주말을 하루 앞둔 날인만큼 생산은 오전에만 이뤄졌다. 본격적인 견학을 시작한 11시경에는 다음 주 가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청소와 뒷정리가 한창이었다.
각처에서 수집된 맥주병은 자동화 설비를 따라 1분에 약 1000여병씩 선별기를 거친다. 외부접촉으로 인해 하얗게 변하는 현상이 기준 이상으로 진행됐거나 형태가 변형된 경우 6개 폐쇄회로 카메라를 통해 자동으로 걸러진다. 이상 없다고 판별된 병은 약 35분간 세척과 살균을 거친 뒤 맥주 주입 공정으로 이동하게 된다.
최종 주입 공정은 외부와 철저하게 분리돼 밀폐시킨 장소에서 이뤄진다. 비열처리 된 맥주가 저온에서 담기는 만큼 주입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세균의 침입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모든 제조과정을 견학한 뒤에는 갓 생산된 맥주를 바로 마셔볼 수 있는 시음 장소로 이동했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공장 건립 1년 뒤인 1998년 6월 견학관인 하이트피아를 개관해 매년 15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소화하고 있다.
500㎖ 잔에 담긴 맥주는 청량감으로 가득했다. ‘국산 맥주’라는 이름 아래 내포하고 있는 온갖 부정적인 선입견을 날려버릴 정도였다. 처음 맛 본 청량감이 입가에 머물다가 목을 타고 내려갔다. 동시에 왜 우일상에서는 이런 맛을 느낄 수 없을까 하는 의문이 뒤따랐다.
함께 견학을 진행한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일부 일선 음식점과 유통도매상 등 사정에 따라 냉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들에게 이 청량감을 전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1급수인 홍천강 물과 지하 암반수를 정화해 사용하는 만큼 곧바로 마시는 맥주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