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희정 기자] 경상북도가 동해안을 원자력산업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에 한층 힘을 싣고 있다.
기존의 원전인프라를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민 소득을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 경북 동해안, 왜 원전인가?
경북도는 현재 총 12기(1068만kw)를 운영 중이며 전국 설비용량 대비 46%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원자력 발전설비를 바탕으로 2012~2018년까지 13조 5000억원을 투자해 연구개발, 산업생산, 인력양성, 친환경인프라 등을 집중시키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국가 원자력산업의 허브를 조성을 목표로 동해안원자력클러스터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내 원전은 경주의 경우 1983년 월성1호기 가동을 시작으로 현재 6기가 운영 중이며, 2014년 중저준위 방폐장이 준공되면서 한국수력원자력본사와 연관기업 등이 이전을 완료했거나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울진은 1989년 한울1호기를 시작으로 6호기가 운영 중이며, 신한울1·2호기가 2019년 준공을 목표로 한창 건설 중이다.
또 영덕의 경우 산업부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천지원전 1·2호기 건설을 확정하고 2027년 준공을 목표로 본격 추진했다. 하지만 원전건설 찬반 주민투표와 9.12 지진 등으로 영덕군은 현재까지도 예정구역 내 현장 재조사를 위한 토지출입을 불허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9일부터 우선매수 토지보상을 하고 있다.
◆ 원전지역 재정곳간… 일자리, 복지혜택 커
원전건설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는 우선 기본지원사업, 사업자지원사업 등이 부족한 지자체 곳간을 채우는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5년 한 해 경주시의 경우 860억원, 울진군은 899억원을 지원받았다.
한수원에 따르면 원전가동으로 인한 지방세 외에도 일정금액 이상의 공사, 용역, 구매계약 시 지역기업을 우선해 지원하고 있다.
원전주변 지역주민 채용할당제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월성본부의 경우 근무자 1640명 중 165명(10%), 한울본부의 경우 2078명 중 306명(14.7%)이 근무하고 있다.
또 지역명문학교 육성, 교육시설 현대화 사업, 장학금 및 원어민 강사 지원, 온배수 양식, 건강검진, 각종 문화행사 개최 등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 관계자는 “현재 건설 추진 중인 영덕 천지원전의 경우 자율유치가산금 380억원, 특별지원금 1140억원, 기본지원금 3742억원, 지역자원시설세 1조 3402억원 등 총 2조 2406억원의 유치지원금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 최근 10년간 원전지역 인구 연평균 2.9% 증가
원전지역을 중심으로 국가통계포털 e-지방지표를 통한 원전 4개 군 지역(울진, 기장, 울주, 영광)의 인구변동 추이를 보면 2005년 37만2664명에서 2015년 48만674명으로 연평균 2.9% 증가했다. 반면 비원전지역의 인구는 2005년 441만6669명에서 2015년 393만1740명으로 연평균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내 원전지역인 울진군과 비원전지역인 영덕군과의 e-지방지표를 비교해 보면 인구감소율은 -0.48%, 출생자수는 159명, 재정자립도는 2.7%, 인구 십만 명 당 문화기반시설 수는 3.3개 등으로 대부분 항목에서 울진군이 영덕군 보다 나은 것으로 드러났다.
◆ 선진국, 원자력산업 집적화로 지역 동반성장
선진국의 경우 원자력 유치 지역의 동반성장을 위해 원전 관련 시설을 중심으로 산업과 인력, 기술 등을 집적해 발전을 꾀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원전 지역인 테네시 밸리 코리도(TVC)와 캐롤라이나에는 원자력과 관련된 공공기관, 민간기업, 교육기관 등이 모여 있어 학술과 산업 활동 융합이 가능해 고용, 관광, 생활환경의 개선 등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캐롤라이나의 경우 연간 26조 4000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셀라필드 원전단지에는 1만여명의 인력이 원전 관련 일로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중 90% 이상이 서컴브리아 주민들로 원전단지 자체가 지역주민 대부분의 일자리를 제공할 정도다. 또 셀라필드 원전단지가 국립공원 ‘레이크 디스트릭트’인근에 세워지면서 관광객들이 몰려 영국의 대표적인 휴양도시로 탈바꿈 했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은 2011년까지 약 140개 회사가 가입해 다양한 R&D 과제들을 조율해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 원자력 분야 전문가들이 종사하는 등 지역과 상생하고 있다.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 관계자는 “선진국 사례에서처럼 지역별로 발생할 수 있는 인구 감소, 일자리 부족 등의 문제해소를 위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이전해 신규인구를 유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며 “일자리가 늘면 소득이 증대되고 소비가 늘어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북 농어촌의 경우 해가 갈수록 인구와 세수가 감소하고 있고 자체재원으로는 공무원 봉급도 충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이나 인구유입책 등 지역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경북 동해안 지역의 여건상 국가주도의 신규산업을 끌어 들이기는 쉽지 않다.
이에 기존 원전산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연관 산업을 발굴해 국책사업화 함으로써 지역민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고 나아가 지역발전으로 견인해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또 신규원전건설에 있어서도 안전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인 것이다.
권영길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장은 “원자력안전과 지역발전은 서로 대립되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 가야할 동반자”라며 “경북에는 한국전력기술(설계), 한수원(건설 운영), 한전KPS(서비스), 환경공단(폐기물처분) 등이 위치해 국내 유일의 원자력산업 전주기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국내 원자력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래 원자력 신산업을 지역에 유치하고 연관 산업을 집적화해 더욱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동해안을 건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 신고리3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하면서 국내 원전은 총 25기가 됐다. 설비용량만 2312만kw다. 국내 발전설비 용량(1억 500만kw)의 약 22%를 차지하고 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지난 17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수립을 위한 공식 논의에 착수했으며, 2015년 6월 수립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신규원전 4기 6000MW를 반영해 2035년까지 원전 비중을 29%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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