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6개월만의 복귀 정찬성 “이른 시기의 시합, 좋은 기회라고 생각”

3년 6개월만의 복귀 정찬성 “이른 시기의 시합, 좋은 기회라고 생각”

기사승인 2017-01-04 14:51:58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코리안 좀비’ 정찬성(30)이 3년 6개월여 만의 복귀전을 앞둔 4일 서울 서초구 소재 훈련장에서 공개훈련을 진행했다.

정찬성은 다음달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소재 도요타 센터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에서 페더급 8위 데니스 버뮤데즈(31·미국)를 상대로 경기를 치른다.

정찬성은 2010년 UFC에서 데뷔해 고난도 그라운드 기술인 ‘트위스트’로 승리를 따내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2011년엔 마크 호미닉(34·캐나다)을 단 7초 만에 꺾는 노련함으로 이목을 끌었다.

연승을 이어가던 정찬성은 뱌아흐로 2013년 8월에 페더급 타이틀전을 치렀다. 상대는 조제 알도.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하고도 악착같이 경기를 끌었지만 4라운드에 결국 KO패했다.

이후 재활훈련을 거듭한 정찬성은 2014년 10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해 지난해 10월 소집 해제했다.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정찬성은 “경기에서 이길 준비가 돼 있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다소 오랜 공백기로 몸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시간을 좀 더 달라고 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메인이벤트가 있는 날은 이번 경기밖에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을 막상 해보니 시간은 충분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또한 공백기동안 최두호 선수가 3연승을 달리는 등 좋은 활약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진 않았지만, 자극이 됐다”면서 “두호 시합이 있을 때 밖에 나가서 뛰며 ‘잊혀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 가정의 가장이 된 그는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면서 “남편이나 아빠로서 역할에 매진하면서 삶이 새로워졌다”고 전했다.

아래는 정찬성 일문일답 전문이다.

3년 6개월 만의 복귀 소감이 어떤지

=오늘 공개훈련을 하는데 사람들이 많이 와서 UFC 인기가 많은 것을 느꼈다. 부담이 생겼다.

오랜 공백기로 몸 만드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경기가 생각보다 빠르게 잡혔다

=처음에 오퍼가 왔을 때 너무 이르다,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메인이벤트가 있는 날은 이번 경기밖에 없었다. UFC측에서도 이 때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이 와서 저한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막상 해보니깐 시간은 충분한 것 같다.

아시아인 최초로 타이틀 눈앞까지 갔었는데, 복귀 하고서도 자신 있는지

=첫 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년 6개월동안 준비했던 게 시합에서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고, 나오기만 한다면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간 훈련은 어떻게 했는지

=공익근무를 하는 동안에는 저녁에 팀에 있는 선수들이랑 연습했고, 체육관을 번갈아 가면서 훈련을 했다.

패더급 선수의 변화, 경기 스타일의 변화를 느꼈는지

=전체적으로 레벨이 올라갔다. 패더급에서는 타격을 하는 선수가 많아진 것 같다. 한방이 있는 선수들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 그러나 그 선수들이 약점이 없는 게 아니다. 파고들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나한테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가장으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주변에 얘기하고 다니지만,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가장으로서 살아가고 있고 남편이나 아빠로서도 많은 역할을 하면서 새로워지고 있다.

최두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경기에서 만날 일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서로 동기부여가 잘 되고 있다. 고마운 존재다.

떠나있는 동안 자극이 되는 건 역시 최두호였을 것 같다. 3연승을 하고 했을 때 의식되는 건 없었는지

=전혀 없었다. 친하다. 두호 시합이 있었을 때에는 항상 밖에 나가서 뛰면서 잊혀지면 안 된다는 생각은 했다. 시샘이나 그런건 전혀 없었다. 옛날에는 두호가 나를 따라왔다면, 이제는 내가 따라가야 하는 입장이다. 열심히 하겠다.

처음 한국인 파이터가 UFC에 10명이 발을 디뎠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한국인 파이터에 대한 위상이 바뀐 걸 느끼는지

=한국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하고 있어서 멋있다고 생각한다. 자부심이랄까 이런건 모르겠고, 그냥 좋은 것 같다.

위상이 예전과 달라졌는지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한국인 선수들과 훈련을 해봤기 때문에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지훈련은 어땠는지

=전지훈련 잘 다녀왔다. 시합에 어떻게 임해야 할지를 잘 배운 것 같다. 세계챔피언이 되려면 어떤 마인드로 어떤 생활을 해야 하는지를 잘 보고 배운 것 같다. 기술적인 부분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랑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배울 게 정말 많았다.

한국전 준비하는 소감은 어떤지

=한국에서 복귀전을 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아쉽다. 언젠가는 한국에서 메인이벤트를 하고 싶다.

데니스 버뮤데즈, 복귀전 상대 치고 강하지 않냐는 의견이 많은데

=3년 6개월 동안 준비했는데, 내 능력을 실험해 볼 좋은 상대인 것 같다. 레슬러라 부담스럽다 이런 건 없고 좋은 기회라고 본다. 피한다면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UFC 선수들은 다 강하기 때문에 별 생각이 없다.

체력전이 될 것 같은데

=준비를 잘 하고 있다. 올라가봐야 알겠지만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과거에 패배를 안겼던 조제 알도가 아직도 챔피언 자리에 있는데 지금 다시 붙으면 어떨지

=자신 없다는 표현은 파이터로서 해선 안 된다고 본다. 당연히 붙어보고 싶다.

그 다음 상대로 생각하는 선수가 있는지

=랭킹 7위 이상으로 붙으면 문제 없다고 본다.

코너 맥그리가 예전에 좋은 동기가 됐는데 라이트급으로 떠났다

=정말 아쉽다. 생각 같아서는 따라가고 싶지만 동양인의 한계가 있다. 라이트급에 가면 나는 죽을 것 같다.

어깨는 100%라고 보는지

=스파링 하면서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다. 내 스스로가 나태해지면 안 된다는 채찍질을 한다. 이번에 전략은 다 제가 준비한 거고, 준비를 제 자신에게 실행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잘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내가 짜서 하는 게 신기하다. 원래 선수들에게 했었는데,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다.

아까 공개훈련 때 오른쪽 다리에 붕대도 감고 있고 킥도 잘 안 했는데

=오른쪽 종아리에 염증이 크게 나서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는데 큰 건 아니다. 하루 이틀 못 걷고 복싱훈련은 하고 있다. 다음주부터는 레슬링 훈련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피곤하다 보니깐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서 생길 수 있다고 하더라. 크게 개의치 않다. 선수라면 다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제전에서 많은 이슈를 만들었는데

=나도 잘 모르겠다. 뭐가 나올지. 그러나 내가 하는 것은 분명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재밌을만한, 이슈가 될 만한 기술들을 가지고 있다. 저도 제 시합이 기대가 된다.

공격적이고 재밌는 경기를 많이 했는데, 이제 승리를 좇아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지

=3년 동안은 무조건 승리를 위해 스파링을 했다. 이 버릇, 이 피는 못 속이더라. 그런 순간이 오면 치고받고 있고, 꼭 이겨야 되는 경기에서는 그런 게 나올수도 있고, 최대한 냉정하게 할 테지만 모르겠다. 재밌을 수도 있다. 이건 상대(데니스 버뮤데즈) 선수에게 달린 것 같다.

데니스 버뮤데즈가 서브 미션 패배가 많다. 이걸 노릴 계획은 없는지

=그런 건 없다. 다만 많이 연습하는 건 사실이다. 서브미션 경기 잡힌 걸 봤는데 버뮤데즈가 못해서라기보다 상대가 잘해서 잡힌 거다. 욕심은 내지 않는다. 기왕이면 KO로 이기고 싶다.

가장이다. 이에 근거해 경기에 책임감이 들진 않는지

=이번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예전에는 돈을 보고 싸우지 않았는데, 요즘은 돈이 중요하다. 많은 걸 기대했을 수도 있는데…

임하는 각오 한 마디

=이번에 많은 것들이 나에게 달려 있는 것 같다. 예전에 공익근무를 하기 전까지 안 그랬는데, 지금은 많은 것들이 달라져서 공백이 있어서 떠날 사람도 다 떠났다. 사랑하는 사람만 옆에 남았다. 그 사람들이랑 옆에서 이기고 싶다. 꼭 이기겠다.

dne@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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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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