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성적과 도의적 책임 사이에서 저울질하던 김인식 감독이 결국 ‘끝판왕’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자신의 배에 태웠다. 당초 오승환 없이 불펜진을 구성할 수 없다고 단언한 김인식 감독, 그의 결단으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라인업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WBC 대표팀은 11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대표팀 첫 공식 일정을 가졌다. 예비소집 명목으로 진행된 이날 모임에는 해외 개인 훈련을 이유로 떠난 10명의 선수를 제외하고 총 17명의 선수가 참석해 유니폼과 장비를 지급 받았다.
앞서 김광현(SK 와이번스)의 엔트리 합류가 무산되며 시름이 깊어진 코칭스태프는 오승환마저 뺄 순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앞서 점지해 뒀던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하고 일부는 소속팀과의 조율 실패로 합류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성적을 위한 최선은 오승환 합류였다.
물론 여론의 측면에서 이번 선택은 ‘차선’이다. 오승환의 대표팀 차출 논란의 경위는 이렇다. 해외 원정 불법 도박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오승환은 KBO리그 복귀 시 72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현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는 탓에 해당 징계는 잠정 보류가 불가피한데, 징계유보 상태에서 국가대표팀을 선발할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갖은 해석이 쏟아졌다.
규정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여론은 매서웠고, 김인식 감독의 시름도 깊어졌다.
“오승환 없이 성적도 없다”는 의견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사령탑 김 감독 역시 오승환을 강력히 원하는 쪽이었다.
이날 예비소집일 긴급회의가 진행됐다. 그때까지도 오승환 엔트리 합류는 확정되지 않은 듯 갑론을박이 있었다. 그러나 최종 결정권자인 김 감독은 오승환 선발로 매듭지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감독은 양현종의 출전이 오승환 선발에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양현종이 만약 빠진다면 당연히 다른 선발 투수를 보강해야 했다. 그러나 양현종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마무리를 뽑기로 코칭스태프가 최종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마무리를 뽑기로’는 곧 ‘오승환을 뽑기로’와 같은 말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오승환은 WBC 합류로 결론 났다. 여론의 시선이 따갑지만, 김 감독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바로 WBC 성적이다.
오승환은 2016시즌 피치버그 소속으로 76경기에 나서 6승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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