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프로축구연맹 총재 재선거 후보자로 권오갑 임시 총재가 추대됐다. 신문선 명지대학교 교수가 단독 입후보했다가 낙마한 터라 ‘범 현대’로 축약되는 권 총재의 재추대는 ‘예견된 결과’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맹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서 K리그 이사회를 열고 총재 재선거 후보자로 임기가 끝난 뒤 임시로 수장 직을 맡고 있던 권오갑 총재를 추대했다. 연맹측은 허정무 연맹 부총재, 조남돈 상벌위원장, 한웅수 사무총장 등 주요 이사진들이 모여 논의한 끝에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신 교수는 총재직에 단독 입후보했으나 16일 투표에서 과반수의 신임을 얻지 못해 낙선했다. 총 22표 중 찬성 5표, 반대 17표를 받았다. 선거에는 K리그 클래식과 K리그 챌린지 회원사 및 상급단체인 대한축구협회 대표 등 23명이 유권자로 표를 행사했다.
연맹은 바로 이 달 10일까지 새 후보자 등록을 받았지만 등록자가 한 명도 없었고, 추대 형식으로 권 총재를 재선거 후보자로 올렸다.
신 교수가 단독 입후보할 당시 ‘전략적 낙선’ 가능성이 솔솔 나왔다. 신 교수가 낙마할 경우 현 총재인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체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정관에 따르면 현 총재의 임기가 만료되더라도 새 총재 선출시까지 직전 총재의 직임이 유지된다. 일각에서는 권오갑 총재의 결단 있는 행정력과 투자 유치 추진력을 신 교수가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시선이 상당해, 궁여지책으로 한 차례 낙마를 통해 권 총재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권오갑 10대 총재가 연임을 고사하면서 차기 총재직을 놓고 고심해왔다. 권 총재는 승강제 정착을 비롯해 구단별 연봉 및 객단가 공개 등으로 과거 불거진 갖은 논란을 잠재운 바 있다. 더욱이 권 총재는 현대오일뱅크 사장직을 겸임하면서 리그의 재정 안정화에도 기여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총재직을 중임할 수 없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 추대로 권 총재체재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신 교수는 단독 입후보한 본인이 낙선될 경우 정관 제16조 1항 제7호를 근거로 총재직이 ‘궐위’상태가 된 것이라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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