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운동하는 곳입니다"… 비밀리에 국내 항공우주사업 이끈 대한항공

"새마을 운동하는 곳입니다"… 비밀리에 국내 항공우주사업 이끈 대한항공

기사승인 2017-02-21 16:42:19

[쿠키뉴스=이훈 기자]  “새마을 운동하는 곳입니다.”

과거 부산 대저동에 위치한 대한항공 ‘테크센터’를 이렇게 표현했었다. 바로 항공우주사업을 비밀리에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970년대 자주국방 실현과 선진 항공산업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항공기 제조 산업에 진출한 이래 민항기용 항공기 부분품 개발에서부터 무인기 및 인공위성, 우주발사체 개발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항공우주사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도현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부본부장은 "(부산테크센터가) 외부에서 봤을 때 방산업체라는 느낌을 주지 않아야 했다"며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려다 보니 직원들의 출퇴근 버스도 여의치 않았고 히치하이킹을 할 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1976년 여의도공원의 3배 규모에 달하는 73만 제곱미터(㎡) 대지 위에 설립된 테크센터는 2700여명의 직원이 항공기 부분품 개발에서부터 무인기 및 인공위성, 우주발사체 개발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항공우주사업에 핵심적인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은 국내 최초로 500MD 헬기를 생산함으로써 우리나라 항공 산업의 새로운 기원을 열었다. 1976년 7월 국내생산 1호기를 출고한 이래 1988년까지 약 300여대를 생산했다.

국내 항공기 제작사업은 대한항공이 국산 전투기인 ‘제공호’를 생산하게 됨으로써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이 사업을 통해 대한항공은 기술 능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초석을 다지게 됐으며 우리나라는 1982년 9월 9일 성공적으로 시험비행까지 마치며 일본, 대만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전투기 생산국이 됐다.

이후 대한항공은 항공기 설계 능력 확보를 목표로 1984년에서 1988년까지 초경량 항공기인 창공-1, 창공-2, 창공-3호를 개발했고 1988년 6월 5인승 다목적 경항공기 ‘창공 91’ 개발에 착수해 1993년 8월 국내 개발 항공기로는 처음으로 교통부의 형식승인을 획득했다.

뿐만 아니라 1991년부터 UH-60 중형헬기를 국내 생산해 군에 공급하는 등 대한항공은 우리나라 항공기 설계 및 제작능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무인항공기산업 기술축적과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04년 국내 독자개발을 목표로 근접감시무인기 개발에 착수해 다목적 지상 감시용 무인기 KUS-7 (2007년) 및 전술용 무인항공기로도 전환이 가능한 KUS-9 (2009년)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꾸준한 연구와 노력의 결과 2014년 개발 완료된 다목적 전술급 무인항공기 KUS-FT는 현재 군에 보급되기 위해 양산 중에 있으며 2013년 10월 보잉사와 500MD 헬기 무인화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후 현재 500MD 1대를 무인화 개조개발 및 비행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2017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인 공격용 무인헬기는 퇴역 헬기의 무장화로 개발비용 절감 및 고 위험 지역에서의 조종사 손실 방지 등의 장점이 있다. 게다가 전∙평시 적 도발 시 신속 대응전력으로써 도발원점 근거리 정밀타격뿐만 아니라 도서 전진기지에 배치하여 적 공기부양정 등의 감시‧타격 및 제압이 가능하다.

이밖에 현재 대한항공이 개발 마무리 단계에 있는 무인기로는 자동 비행 능력으로 고도화된 고성능 전략급 무인항공기 KUS-FS, 미국과 한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제어 틸트로터 기술(이착륙 시에는 프로펠러가 수직방향으로 유지하다가, 비행할 때에는 수평방향으로 자동 전환되는 기술)을 지닌 고속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 KUS-VT 및 경찰, 해양경비, 각 지방 재난안전본부 등 정부 공공기관과 건설 분야, 안전점검 분야 등 여러 민수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소형드론 KUS-VD가 있다.

이와 함께 민항기와 군용기의 정비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 군 항공기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전투기, 수송기 및 헬리콥터 창정비 작업도 함께 맡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hoon@kukinews.com

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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