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수익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이 연례행사처럼 국가적 문제도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내 수의방역국의 신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 수의학 전문가와 정치권 관계자들은 20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대대표회의실에서 ‘구제역 O형·A형 동시발생 위기 극복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열어 효과적인 구제역 방역을 모색하면서 수의방역국 설치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구제역 및 AI 확산방지특별위원회’(이하 민주당 구제역·AI 특위) 주최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 수의학자들은 수의방역국의 수장은 동물 질병을 다루는 만큼 동물 질병 전문가인 수의사에게 지휘를 맡겨야 제대로 된 방역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간담회에서는 먼저 채찬희(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가 ‘툭하면 구제역·· ·근절방안’, 조호성(전북대) 교수가 ‘동시 발생 멀티바이러스(O형·A형)’, 류영수(건국대) 교수가 ‘구제역 백신 효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민주당 구제역·AI 특위위원장 김춘진 의원,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현권 의원, 소병훈 박완주 의원과 이성권(신일산동물병원) 원장이 질의 및 토론을 벌였다.
이성권 원장은 “앞선 주제 발표에서 교수님들이 말했듯이 백신 접종만 보더라도 전문가인 수의사와 비전문가인 농장주 간 차이가 크다”며 “수의사가 아니면 접종을 제대로 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 “가축질병에 대처하는 방법 또한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가 있다”며 “선진국은 예방과 방역에 집중해 질병 발생 및 전파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있으며, 우리도 사후 대책보다 예방 위주의 정책을 펴는 게 훨씬 경제적이며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류영수 교수도 “선진국의 경우 농장은 수의사와 계약을 맺게 하여 수의사가 자주 농장을 방문, 상태를 관찰하고 조치를 취함으로써 방역에 효과적”이라며 “수의사와 계약을 하지 않으면 페널티를 줌으로써 실질적으로 수의사의 관리를 받는 게 비용적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민주당 구제역·AI 특위 간사인 김현권 국회의원 또한 “직접 소를 키우는 농장주이며 지역에서 한우협회장을 지낸 나도 냉장 보관한 백신을 상온상태에서 18~20℃로 유지한 다음 접종해야 한다는 것을 이 자리를 통해 알게 됐으며, 일반 농가에서 백신 보관 및 접종을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수의사와 농장을 연계하는 방안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를 마친 후 이성권 원장은 김현권 의원과 자리를 갖고 농림축산식품부 내 수의방역국 신설의 필요성에 서로 뜻을 같이 했다. 이 원장은 수의사와 농장을 연계하는 방안인 ‘가축질병공제제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우선적으로 내년 가축질병공제제도 시범사업을 3개 지자체에서 시행하기 위해 약 200억 원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며 김 의원에게 협조를 부탁하고 공청회를 추진하기로 김 의원과 합의했다.
한편 이 원장은 오는 3월 실시하는 대한수의사회 회장 선거에 출마할 것임을 밝히고 수도권과 지방 수의사들과의 만남을 가져왔다. 그는 이를 통해 대·소 동물에 필요한 가축질병공제제도 시범사업 예산 확보 및 수의방역국 신설과 함께 1000만 반려견 인구를 위한 소동물 보험제도의 도입을 위해 국회 예결위원장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대선후보 캠프를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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