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식품 BU(Business Unit)장에 선임됨에 따라 주류 부문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정기인사에서 식품BU장에 선임된 이재혁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전날 인사를 통해 이 부회장이 BU장으로 선임되면서 그간 총괄해왔던 음료BG와 주류BG는 각각의 대표이사를 두는 기존의 형태로 돌아갔다. 음료BG 대표에는 음료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했던 이영구 음료영업본부장이, 주류BG 대표에는 이종훈 주류영업본부장이 전무 승진과 동시에 대표직에 올랐다.
이번 인사로 음료와 주류 부문의 통합 법인은 그대로 두고 인사분리를 통한 독립경영체제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승진과 BG별 각각의 대표이사를 둔 이유를 주류부문에 힘을 싣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도맡아 준비했던 클라우드가 출시되기 전인 2013년 주류부문 매출은 5837억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2014년 6825억원, 2015년 7591억원으로 16.9%, 11.2% 씩 성장했다. 여기에 저도주 트렌드에 앞섰던 순하리 등으로 매출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만 저도주 열풍이 사그러들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향곡선을 그렸다. 실제 주류부문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59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46% 줄었다.
클라우드 역시 출시 첫해 44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양강체제였던 맥주시장에서 4% 점유율을 확보했지만 ‘5%의 벽’을 깨지 못하고 있다. 생산량이 곧 점유율인 시장상황에서 현재 10만㎘ 수준의 생산량으로는 점유율 확대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회장과 이종훈 대표이사는 주류부문을 재정비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지난해 충주에 연간 20만㎘ 생산이 가능한 맥주 2공장을 5890억원을 투자해 짓고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맥주 생산에 들어간다. 1공장과 합칠 경우 총 30여만㎘로 생산량으로 계산 시 맥주 점유율은 15%까지 늘어나게 된다.
음료부문은 순항중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2조3695억원, 영업이익도 4.1% 늘어난 1488원을 기록했다.
미국시장 진출도 시동을 걸었다. 롯데칠성음료는 대표제품인 칠성사이다와 밀키스, 핫식스를 미국 중·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를 통해 입점한다. 칠성사이다와 밀키스는 이르면 오는 3월부터 미국 전역의 2000여개 크로거 점포에서 판매된다. 먼저 초도물량으로 칠성사이다와 밀키스 6000상자를 수출하고 입점 점포를 확대해 매출 성장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음료와 주류의 분리인사는 사실상 주류에 무게를 뒀다고 볼 수 있다”면서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제2공장 완공 이후 본격적인 맥주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