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금융권의 아파트 중도금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건설사들이 제2금융권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중 제2금융권 마저 대출 승인이 힘든 단지들은 건설사들이 직접 자체보증을 통해 중도금을 조달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중도금 은행권과 집단대출 협약을 맺지 못한 사업장은 전국 50곳(3만 9000가구), 대출 규모만 9조 858억원에 이른다.
지난해부터 금융권은 가계 부채 건정성을 위해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시중은행이 중도금 대출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분양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사업장들이 제1금융권에서 중도금 대출을 거부당하자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계약이 100% 끝난 단지는 물론 입지가 좋은 지역이라도 지방사업장이라는 이유로 시중은행이 대출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금리가 높아도 어쩔수 없이 제2금융권과 대출 논의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제2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건설사 보증 제공이 다음달 중순까지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제2금융권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2금융권 대출 조차 어려운 건설사들은 사업 진행을 위해 자체 보증에 나서고 있다. 현행규정 상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주택금융공사는 건설사가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때 보증을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보증은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이 아닌 건설사 자체 신용으로 은행에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계약자(수분양자)에게 중도금 대출(분양가 60%)을 빌려주는 형태다.
실제 지난해 집단대출 심사 강화 이전 월간 평균 1~2건에 불과했던 건설사 직접보증 건수는 이달 들어 12건으로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 성수기가 다가 왔지만 대출 규제로 인해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제1금융권과 2금융권에서 조차 대출을 못 받은 건설사들이 결국에는 위험 부담이 큰 자체보증을 통해 울며겨자먹기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