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다음은?'… 中 진출 국내 기업 ‘전전긍긍’

‘롯데 다음은?'… 中 진출 국내 기업 ‘전전긍긍’

기사승인 2017-03-07 17:28:00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DD) 배치에 대한 보복을 감행하면서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유통업체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그룹 중국 홈페이지 해킹과 면세점 사이트가 디도스(DDOS) 공격으로 마비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중국 정부의 사드배치에 따른 직·간접적인 보복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한·중 FTA와 세계보건기구(WTO) 협약 등에 저촉되지 않는 수준이지만 지난 2012년 중·일 센카쿠 분쟁 당시처럼 직접적인 경제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산둥성 칭다오 검험검역국은 롯데제과의 요구르트 맛 사탕에서 금지 첨가제가 적발됐다는 이유로 해당 제품을 소각했다. 또 이날 기준 중국 내 롯데마트 99개 점포 중 39곳을 소방법·시설법 위반 등의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차오양구 주셴치아오 롯데마트에는 가격을 허위 기재했다는 이유로 약 8300만원의 벌금과 경고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텐진·청두·웨이하이 등에서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롯데리아, 롯데시네마 등 148개 점포와 롯데시네마 90여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여기에 롯데제가와 롯데칠성,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등 다른 계열사 역시 중국 내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중국 정부 등이 공식적으로 개입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체 입장에서는 추이를 지켜보면서 기다리는 것 외에 특별한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관련기업에서는 ‘불똥’이 튈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오리온은 중국 현지 6개 공장에서 초코파이와 오감자, 고래밥, 스윙칩, 자일리톨 껌 등을 생산하고 있다. 근무자의 90%가 현지인일 정도로 현지화가 진행돼 현재 직접적인 피해가 보고 되지는 않았지만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농심 역시 1996년 상하이, 1998년 청도, 2000년 심양에 각각 라면 생산 시설을 갖췄다. 현지 생산·판매를 담당하고 있어 직접적인 제재가 가해질 수 있는 관세나 수·출입 단계에서의 피해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차세대 신라면’으로 삼은 백산수의 경우 한국으로 수입되지만 현지생산인 만큼 수입검역기준 강화 등 제약과는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중국 진출이 늦어진 기타 업체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CJ푸드빌의 경우 현재 뚜레쥬르와 비비고, 투썸플레이스, 충칭점 등 거점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1000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이지만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심해지면서 제동이 걸렸다.

2004년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SPC그룹 파리바게뜨도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SPC그룹은 2020년까지 중국 서부 내륙 지역에 80여개 매장 오픈을 통해 중국 가맹사업을 본격화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이번 사드 보복으로 인해 대 중국 진출 전략의 전략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해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롯데 다음’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면서 “다만 정부차원의 제재가 아니라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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