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불량에 변비까지, 중복 중후군 환자 비율 높아…우울감↑

소화불량에 변비까지, 중복 중후군 환자 비율 높아…우울감↑

기사승인 2017-03-16 15:02:56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기능성 위장질환 중 소화불량과 변비형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동시에 나타나는 중복 증후군 환자 가장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가지 증상이 중복돼 나타나는 경우 위장질환 증상이 더 심하고 우울감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센터 김나영·최윤진 교수 연구팀은 한국형 위장관 질환의 증상과 특성 분석을 통해 이러한 결과를 확인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현대인들은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스트레스로 인해 다양한 위·장 질환을 겪게 된다. 속이 쓰리거나 더부룩함, 설사와 만성 변비, 반복되는 복통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기능성 위장질환은 복통, 오심, 속쓰림, 소화불량과 같은 상부 위장관 증상으로 나타나는 ‘기능성 소화불량증’과, 설사, 변비, 가스, 부글거림 등 하부 위장관 증상을 보이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구분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분류를 바탕으로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위·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다른 특별한 질환이 없는 기능성 위장질환 환자 354명과 건강한 대조군 278명을 대상으로 위장관 질환 설문지에 따라 증상을 분석하고 불안과 우울 증상에 대해 확인했다.

증상분석에 따라 기능성 위장질환 환자 354명 중 기능성 소화불량증으로 진단 받은 환자는 308명,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156명, 두 증상을 동시에 보이는 중복 증후군 환자는 354명 중 110명으로 무려 31.1%에 달했다.

중복 증후군 환자의 평균연령은 47.2세로 소화불량증만 있는 군의 51.9세 보다 평균 연령이 적었고, 중복 증후군 환자의 여성 비율은 66.4%로 과민성 대장증후군만 있는 군의 45.7%보다 여성 환자비율이 의미 있게 높았다.

또한 중복 증후군에서는 미혼, 이혼, 사별의 비율과 음주력이 가장 높았으며, 우울점수 역시 10.1점으로 가장 높았다. 

질환 증상에도 차이가 많았다. 단일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보다 중복 증후군 환자가 느끼는 복부 불편감이나 복통, 조기 포만감, 식후 포만감, 더부룩함 및 오심 등의 증상이 심하게 나타났고 우울감 역시 높게 나타났다.

단일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가 중복 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소화불량증 환자가 느끼는 우울점수가 높고, 더부룩함의 증상이 있는 경우 소화불량에 더해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함께 나타나는 중복 증후군이 발병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로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에서는 미혼, 이혼, 사별한 경우와 오심, 더부룩함, 후긍증(배변 후에도 대변이 완전히 배출되지 않은 느낌) 증상이 있는 경우에 중복 증후군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나영 교수는 “불규칙한 생활 습관과 수면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소화불량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함께 호소하는 중복 증후군 환자의 유병률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두 질환이 우연에 의해 중복되는 것이 아니라 내장과민성, 감염, 심리현상, 유전형, 뇌와 위장관 사이의 상호작용인 뇌장축(brain-gut axis) 반응 등이 관련되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기능성 위장질환이 복합적으로 나타날수록 우울점수가 높게 확인된 만큼 소화불량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단순한 스트레스에 의한 증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위장의 기능 개선과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등 증상에 맞는 새로운 약제나 치료법에 대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따.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위장·간장학 저널(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게재될 예정이다.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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