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화정체육관=이다니엘 기자] 그간 우승컵 없는 랭킹 1위란 오명에 시달렸던 루나틱 하이가 결국 한을 풀었다.
루나틱 하이는 8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오버워치 APEX 시즌2 결승전에서 러너웨이를 4대3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 2, 4세트를 내줬지만 뚝심 있게 풀세트까지 끌고 가며 기어코 대역전극을 성사시켰다.
1세트 1라운드, 러너웨이는 ‘학살’ 겐지의 활약으로 두 차례 전원 처치를 기록, 거점 점령에 성공했다. 루나틱하이는 2라운드에서 트레이서를 앞세워 스코어를 만회했으나 3라운드 러너웨이가 ‘파라-메르시’ 조합으로 묵직하게 버티며 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 헐리우드에서도 러너웨이는 2점으로 수비한 뒤 3점을 확보하며 세트점을 추가했다.
루나틱 하이는 3세트 ‘볼스카야 인더스트리’에서 돌진 조합을 꺼내들어 첫 세트점을 올렸으나 난전으로 끌고 간 러너웨이의 재치 있는 전략에 4세트를 다시 뺏겼다. 5세트, 루나틱 하이가 승부사 기질을 십분 발휘해 모든 스킬을 쏟아 붓는 러시로 거점을 강탈하며 세트 득점에 성공했다. 기세를 탄 이들은 6세트 압도적인 킬 스코어로 상대를 찍어 누르며 매치포인트로 끌고 갔다. 그리고 7세트에서도 화물차를 끝까지 골인시킨 루나틱 하이는 러너웨이의 턴에 일방적인 학살극을 벌이며 대역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루나틱 하이는 고수게이머즈 랭킹 1위에 올라있는 팀으로 지난해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딴 멤버 4인이 소속된 세계 최강 팀이다. 그러나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로지텍 G 오버워치 토너먼트, IEM 경기 등에서 잇따라 결승에 오르고도 그 문턱을 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우승 경력 없는 세계 최강팀’이란 꼬리표가 붙은 루나틱 하이는 이번 시즌 이를 악물고 맹연습했고, 팀 창단 첫 우승의 쾌거를 이룩했다.
러너웨이는 아마추어 선수로 구성된 팀이다. 방송자키(BJ)로 활동 중인 ‘러너’ 윤대훈은 오래전 서든어택 준프로로 활동한 게 커리어의 전부다. 나머지 선수도 학생 신분이다. 합숙시설이 없어 연습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이뤄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이들의 돌풍에 ‘기적’이란 머리말이 붙었다. 오버워치 월드컵 우승국에서 나온 팀으로는 믿을 수 없는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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