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2인자’로 분류되는 두 팀이 결승전 문턱에서 SKT전 가능성을 시험한다.
kt 롤스터와 삼성 갤럭시는 11일 서울 강남 넥슨아레나에서 열리는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격돌한다.
▲극복
kt는 지난 11일 MVP전에서 단점으로 지적된 중후반 운영에서 해법을 찾은 모습을 보여줬다. 여전히 홀로 챔피언이 끊기는 장면이 나왔지만, 중요한 전투마다 적절한 합류 플레이가 곁들여지며 좋은 결과물을 창출했다.
이지훈 kt 감독은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제점을 명확히 찾았고, 이를 인지했다. 한타를 기본적으로 5대5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극복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이 악물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그 결과가 반영된 것 같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에 맞선 삼성 갤럭시는 2라운드에서 SKT를 2대0으로 완파하며 ‘2인자’의 오명을 일부 벗어던졌다. 아울러 상대전적에서 크게 뒤진 kt를 상대로 2대1 역전승을 거두며 자신감까지 끌어안았다.
아직 완전한 결과물은 아니다. 부진을 거듭하다가도 다전제 플레이오프만 가면 ‘어우스(어차피 우승은 스크)’를 시전하는 SKT다. kt 또한 약점을 보완해 돌아왔다. 삼성에게 있어서 이번 PO는 실전이다.
▲전적
이번 시즌 두 팀은 각각 1승씩을 나눠가졌다.
1라운드 kt는 삼성을 압도했다. 1세트에서 단 1데스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게임으로 삼성을 찍어 눌렀고, 2세트에서도 3데스 만을 허용한 채 넥서스를 파괴했다. 두 세트가 끝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54분. kt는 삼성만 만나면 이겼던 과학을 이 경기에서도 완벽히 증명했다.
2라운드에서 삼성이 그간의 천적 관계를 말끔히 씻어냈다. 1세트만 해도 kt가 좋았다. 카직스를 잡은 ‘스코어’ 고동빈이 종횡무진 활약으로 전 라인을 완벽히 터뜨렸다. 그러나 2세트 ‘크라운’ 이민호의 라이즈가 ‘폰’ 허원석의 르블랑을 홀로 잡아내는 등 팀의 대승을 이끌더니, 3세트에선 신드라로 폭발적인 딜량을 보여주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이날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삼성은 콩두, 진에어, SKT, MVP, 락스를 무실세트로 연달아 격파하며 상승세를 탔다.
▲기세
앞서 밝혔듯 삼성은 파죽의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도 9승1패로 2라운드에서 가장 좋은 폼을 보여준 팀이다. 반면 kt는 최하위 콩두에게 패하는 등 2R를 5승4패로 마감하며 삼성에게 2위 자리를 내줬다.
그럼에도 천적관계는 쉽사리 무시할 수 없다. 잘 하는 팀도 특정 징크스에 물리면 정신적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망하게 쓰러질 수 있다.
삼성은 kt에 상대전적에서 크게 뒤져있다. 가장 최근 대전에서 짜릿한 2대1 역전승을 거뒀지만, 구(舊) 삼성 시절부터 유독 kt에 약했다. 더구나 kt는 최근 MVP와의 일전으로 실전 감각을 익히고 자신감도 얻었다. 1R와 같이 매우 허무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해결사
삼성은 특히 미드와 정글의 기세가 매섭다. ‘크라운’ 이민호는 페이커 ‘이상혁’과 비견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민호는 세트당 평균 KDA가 4.17로 페이커(4.71)보다 소폭 뒤져있지만 초반 15분 골드 수급은 5127로 페이커(4897)보다 앞섰다. 분당 CS 또한 9.43으로 페이커(9.28)보다 앞서 있다. 그의 탁월한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글은 ‘하루’ 강민승과 ‘앰비션’ 강찬용이 번갈아 출전하며 팀의 다양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육식형 정글 챔피언이 득세하고 있는 가운데 두 선수 모두 카운트 정글을 선호하는 터라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지훈 kt 감독 또한 “삼성의 미드와 정글의 폼이 매우 좋다”면서 경계했다.
kt는 프렌차이즈 스타 ‘스코어’ 고동빈이 소년가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어떤 라인에서든 캐리가 나올 수 있는 드림팀이다. 특히 선수 하나하나가 국제무대 경험이 있는 강심장이다. 최근 넓은 챔프폭을 보여준 ‘스멥’ 송경호와 애쉬·바루스로 좋은 활약을 펼친 ‘데프트’ 김혁규의 활약도 기대해볼 법 하다.
▲종합
예견된 대로 막바지에 ‘BIG3’가 남았다. 결승전에 끝판왕 SKT가 자리한 가운데 삼성과 kt는 도전자 입장에서 이번 PO 2라운드를 시험대로 삼으려 하고 있다.
시즌 후반기 경기력이라면 삼성의 우세가 점쳐진다. 관건은 kt의 체질개선이 단단한 삼성을 상대로도 통하느냐다. kt는 MVP전을 통해 보완한 중후반을 곧장 극강 포스의 팀을 상대로 증명해야 하는 처지다.
최근 스멥과 스코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가장 높은 무대에 올라가기 위해선 모든 라인이 좀 더 잠재력을 폭발시켜야 한다. 2014년 삼성에 몸담았던 3명(폰·데프트·마타)은 새 왕조가 kt에 수립됐음을 보여줄 기회다. 이들의 동기부여가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미드에서 삼성의 우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탑과 바텀에서 ‘확실한 해결사’가 등장할 경우 경기는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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