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사과나 배, 귤 등의 과일은 치아에 붙어 있는 세균과 프라그를 제거해 주는 효과가 있어 하얗고 튼튼한 치아를 갖는데 도움을 준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이 많고 산도가 높은 과일 섭취 후 양치질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충치와 치아부식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진세식 유디치과 강남역점 대표원장과 함께 과일이 치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자.
◇사과, 탄산음료보다 치아 상아질 손상 위험 3.7배 높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치과 연구소 데이비드 바틀렛 박사 연구팀은 18~30세 성인 남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음료와 주류, 과일 등이 치아의 법랑질과 상아질의 손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은 치아의 마모가 음료의 종류뿐 아니라 마시는 습관과 산성도에 큰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팀은 2mm의 치아의 법랑질과 상아질의 손상 정도를 분석한 결과 탄산음료나 술을 마실 때 보다 사과를 먹을 때 상아질의 손상 위험이 3.7배가 높아지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진세식 대표원장은 “사과는 당도가 높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씹어야 하므로 구강 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사과 속의 산성 물질이 치아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첨언했다. 치아 손상과 관련해 ‘무엇을 먹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과일이 충치의 원인?
사과와 배, 귤 등의 과일이 오히려 충치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충치는 입 안에 당 성분이 세균을 증식시키고, 이러한 세균이 단당류와 이당류를 먹고 산을 만들 때 발생한다.
특히 탄산음료는 당과 함께 탄산이 들어 있어 충치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다. 그러나 탄산음료는 과일에 비해 구강 내에 찌꺼기가 남지 않고 탄산음료를 마신 후 물로 입 안을 헹구면 충치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
섬유질이 많은 과일을 먹는 것만으로 이를 닦는 효과가 있지만 치아 사이에 과일 찌꺼기가 끼면 문제가 된다. 양치질로 찌꺼기를 없애지 않으면 세균이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충치가 깊지 않을 경우에 충치가 생긴 치아표면을 긁어 내고 아말감이나 레진, 금을 씌우는 치료를 한다. 치아의 절반을 삭제해야 하는 경우, 충치를 제거한 후 인레이 치료를 하며, 이가 시리거나 치통이 느껴질 경우, 충치의 정도가 심각하므로 치아 전체를 감싸는 크라운 치료를 한다.
◇칫솔질, 과일 먹기 전에 해야 치아건강에 도움
당분과 산도가 높은 과일을 먹기 전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치아 건강에 더 효과적이다. 치약 성분이 치아의 에나멜 (사기질)층을 보호해 사과의 산 성분으로부터 치아가 부식되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이다. 과일을 먹은 후에는 물로 입 안을 헹군 후 30분 뒤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양치실 시 치실과 치간칫솔을 사용해 치아 사이에 남아 있는 과일 찌꺼기를 깨끗이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우유와 치즈 한 조각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우유와 치즈는 칼슘이 풍부해 과일의 산 성분을 중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의 경우 치아마모가 많이 진행된 상태이며, 치경부(치아와 잇몸이 맞닿는 부분) 마모증이 있는 사람은 사과와 배, 귤 등의 과일을 먹을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 진세식 대표원장은 “치아의 갑옷역할을 하는 법랑질의 손상이 진행된 사람들이 당도와 산도가 높은 과일을 섭취할 경우 노출된 상아질의 부식위험이 더욱 크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