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초반 돌풍을 일으킨 롯데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 주 1승5패를 거두는 데 그치며 순위가 6위까지 추락했다. 승패 마진도 0에 수렴했다.
강점인 타선이 부침을 겪고 있다. 롯데는 지난 한주 간 팀 타율이 2할4푼8리로 리그 8위였다. 득점권 타율은 1할8푼9리에 불과했다. 득점 갈증을 해소할 해결사가 부족했다.
초반 맹타를 휘둘렀던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27)의 방망이가 눈에 띄게 식었다.
번즈는 시즌 초반 자신의 이름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 6일 넥센전부터 9일 LG전까지 5경기에서 10안타를 몰아치며 불타올랐다. 홈런도 2개를 쏘아 올렸다.
하지만 최근 10경기 들어 급격히 침체된 모습이다. 10경기 타율이 1할5푼4리에 불과하다. 3할 타율은 어느덧 2할3푼8리까지 떨어졌다.
득점권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1할3푼6리의 타율로 침묵을 거듭했다.
타순에 변화를 줬지만 방망이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6번 타순과 9번 타순에서 무안타에 그치며 조원우 감독에게 고민을 안겼다.
결국 23일 넥센전 1대3으로 뒤진 8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교체되는 수모도 겪었다.
어쩌면 반등의 여지가 없을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번즈는 당초 수비형 용병으로 통했다. 트리플A에서도 2시즌 동안 타율 2할6푼3리 12홈런 83타점에 그쳤다. 부진보다는 본래 기량에 가까운 모습일 수도 있다.
약점을 간파당한 게 문제다. 번즈는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속수무책 배트를 돌리고 있다. 속구에 대한 스윙 빈도(31.7%)보다 슬라이더에 대한 스윙 빈도(43.2%)가 더 높다. 번즈의 2스트라이크 이후 타율은 1할 대에 불과하다.
타구 질도 좋지 않다. 외야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빗맞아 내야에 얕게 뜬 타구가 자주 나온다. 번즈가 올 시즌 기록한 내야 플라이는 11개로 두산의 에반스와 삼성 이승엽에 이어 2번째로 많다. 타격 결과가 좋지 않자 파이팅 넘치던 번즈도 의기소침해졌다.
최근 4년 연속 가을야구 문턱에서 좌절한 롯데는 올해 이대호를 4년 150억에 영입하면서 반등을 꿈꿨다. 하지만 최근 무력한 경기를 반복하면서 롯데의 봄이 벌써 끝난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이와 더불어 일부 팬들은 비판과 함께 새 외국인 타자를 물색해야 한다고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롯데는 25일부터 한화와 주중 3연전을 치른다. 번즈가 다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시험대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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