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롯데마트, 중국 대하는 전략 다른 이유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중국 대하는 전략 다른 이유는?

전격 철수 vs 철수 없다…기존 투자액과 계열사 진출 유무가 갈랐다

기사승인 2017-04-26 11:08:17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이마트가 중국에 남은 6개 점포의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마트가 사드 배치로 인한 반한감정에도 '중국 사업의 철수는 없다'는 각오로 버티는 것과는 딴판이다. 

양사의 전략 차이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방식과 미래를 보는 시각, 이미 투자된 금액, 그리고 진출한 계열사의 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마트의 경우 마트업태 하나만 보고 있지만 롯데의 경우 다양한 계열사가 들어가 있어 중국에서 발을 빼기가 쉽지 않다.

◇ 중국 마트사업의 계속된 고전, 해법은 달랐다

중국은 '유통업계의 무덤'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 유통업계가 고전을 해 온 시장이다. 그런 와중에 사드 배치라는 암초를 만나 유통업계는 더욱 휘청거리게 됐다. 

양사는 진출 시기와 방법이 모두 다르다. 이마트는 롯데마트보다 더 일찍 중국에 진출했다. 이마트는 1997년 샹하이 취양점에 1호점을 냈다. 현지 자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체 자본으로 이뤄낸 성과다. 2004년 이후 매장 1000개를 목표로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렸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인해 2010년 점포는 26개가 됐지만 입지 잡기의 어려움, 상품 소싱의 어려움 등으로 수익성은 점차 악화일로를 걸었다. 

한 해에 1000억원의 적자를 낸 2011년부터 이마트는 구조조정을 시작해 11개 점포를 매각하며 사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사드 변수를 만나자 더 이상 중국 시장에 여력이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누적 적자가 2000억에 도달했을 때(약 2011년)부터 이마트는 중국사업의 출구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지금 나오는 철수론도 새로운 것은 아니라 이전 전략의 연장선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와 달리 롯데마트는 2007년 네덜란드계 마크로사를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해 상대적으로 늦으면서도 수월하게 진출했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2009년 대형마트인 타임스 점포를 인수해 중국에서 100여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는 회사로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후발주자의 어려움을 겪기는 롯데마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롯데마트 역시 중국에서의 사업 수익성이 그리 높지 않아 지난해에는 중국 진출 점포를 99개로 줄이는 등의 구조조정을 하며 수익성을 개선시키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곧 터진 사드 사태 때문에 현재로서는 영업정지 상태로 적자만 키워가고 있다. 3월 한 달 간 누적적자가 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마트는 중국에 대한 러브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해합니다, 기다립니다'라는 문구를 롯데백화점에 써붙이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어려움을 겪을지라도 절대 중국사업의 철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 혈혈단신 단일매장 이마트, 전체 계열사 시너지 도모하는 롯데마트 

현재 이마트의 중국 내 남은 점포는 6곳이다. 임대료 정산과 고용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최대한 빨리 사업을 정리하고 매각을 서두를 예정이다. 남아 있는 과제가 있고 점포가 안 나가서 문제지 이미 접는다는 기조는 정해진 상태다.

여기에는 이마트가 백화점과 몰 등 다른 업태와 함께가 아니라 마트 단일업태 하나로만 왔기 때문에 철수를 고려하는 게 더 쉬웠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단일 업태의 경우 리스크가 작긴 하지만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도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나온 것은 기존의 기조와 크게 다른 것이 없다"며 "철수 시점을 정해놓는다기 보다는 앞으로 가능한 대로 점포를 효율화하되 점포 철수도 가능성을 두고 진행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현지화가 어려운 점포 형태보다는 노브랜드, 피코크 등 브랜드 형태로 중국 시장을 노크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는 이마트보다 규모가 더 크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99개점 중 영업정지를 당한 지점이 74개점, 스스로 영업정지를 한 지점이 13개점으로 총 점포의 90%에 달하는 85개점이 벌써 한 달 이상 영업을 못 하고 있다. 

반면 롯데마트의 철수는 롯데에게 단순한 계열사 철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롯데마트의 철수는 롯데가 중국 사업을 아예 접는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의 중국 사업에 롯데칠성, 롯데리아, 롯데마트, 롯데월드, 롯데백화점, 롯데자산개발 등 다양한 계열사가 총집합해 '롯데타운'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하나의 업태로 마트가 빠질 수 없기 때문에 롯데로서는 아예 중국에 손을 떼는 것이 결정되기 전에는 물러설 수 없기도 하다.

다만 현재로서는 적자가 커지고 있는 만큼 롯데마트는 영업정지가 풀리고 영업이 재개되면 지금보다도 더 강력한 점포 개선작업에 들어갈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영업정지가 풀리면 부진 점포에 대한 효율성 개선 작업을 더 진행할 것"이라며 "신선상품을 위주로 매장을 개편하는 등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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