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삼성의 외국인 투수 재크 페트릭(28)이 천신만고 끝에 첫 승을 거뒀다. 더불어 삼성도 귀중한 1승을 쟁취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삼성 라이온즈는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SK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12대5로 승리했다. 지난 16일 롯데전 이후 13일 만에 추가한 1승이다.
삼성은 그간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투타는 차치하고라도 좀처럼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KIA와의 3연전에서는 상대보다 더 많은 안타를 치고서 대량실점을 막지 못해 패했다.
이러한 투타 엇박자는 28일 SK와의 1차전에서 더욱 심화됐다. 구자욱의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고도 선발 장원삼이 2이닝 동안 5실점하며 조기 강판됐다. 타선이 힘을 내 팽팽하게 균형을 맞췄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조동찬과 배영섭이 모두 병살타로 물러나는 등 불운이 겹치기도 했다.
때문에 사실상 에이스와 다름없는 페트릭의 등판에도 승리를 점치기 힘들었다. 페트릭은 5경기 평균 6이닝을 던지며 3.6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3패만 떠안았다. 페트릭이 등판할 때 유독 삼성 타선이 침묵했다. 득점지원이 1.67점에 불과했다. 달아올랐던 타선이 도리어 식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 것도 사실이었다.
허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투타가 오랜만에 합을 맞췄다. 페트릭이 6이닝 1실점으로 기대에 부응하는 피칭을 펼쳤다. 타선도 보답했다. 7회 집중타로 점수를 벌리며 승기를 굳혔다. 특히 이승엽의 홈런과 박해민의 맹타가 눈길을 끌었다. 흔들림을 최소화하면서 상대를 강하게 찍어 누른 점도 고무적이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4승2무19패 1할7푼4리의 승률을 기록했다.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기록한 KBO 역대 최저 승률(1할8푼9리)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그럼에도 이날 거둔 1승은 반등의 분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값어치가 있다. 점수를 내는 힘과 지켜내는 힘을 동시에 지닌 팀이라는 걸 보여줬다.
연패를 끊은 1승이 페트릭의 첫 승과 귀결됐다는 것도 호재다. 첫 걸음이 어려운 법이다. 페트릭의 2승, 3승은 앞으로 쉽게 찾아올 수 있다. 페트릭의 첫 승이 전체적인 팀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탈 전력도 하나 둘 합류할 예정이다. 우규민이 당장 30일 SK전 복귀 등판에 나선다.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 역시 2군에서 담금질을 끝내고 2일 1군에 합류한다. 외국인 투수 앤서니 레나도는 5월 중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이날의 1승을 초석 삼아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다면 왕조의 명예회복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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