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최근 치과의사 전문의전문과목에 ‘통합치의학과’가 신설된 가운데, 전문과목의 목적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소재 치과를 운영하는 치과의사 A씨는 “통합치의학과 전문의가 왜 배출돼야 하는지 목적이 뚜렷하지 않다”며 “전문의 수요는 대학병원 등 3차병원에 근무할 인원정도다. 만일 전문의자격이 필요하다면 정상적인 수련과정을 거치는 것이 맞다. 굳이 수련경험이 없는 치과의사들에게 전문의의 길을 열어둘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는 치과의사 전문의 전문과목에 ‘통합치의학과’를 신설하고, 수련경력 인정에 관한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치과의사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새로운 전문과목이 신설됨에 따라 ‘치과의사로서 이와 동등 이상의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수련경력을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치과의사로서 2018년까지 통합치의학분야 수련병원에서 수련교육을 담당한 자에 대해서는 1차 전문의 자격시험을 면제토록 했다. 또 2018년 내로 치과의사회 중앙회가 수련병원에서 실시하는 통합치의학과 수련을 받은 자, 2021년 내로 300시간 이상 통합치의학분야 연수실무를 이수한 자 등에 한해 수련경력을 인정하도록 했다. 즉 전공의 수련 전적이 없는 의사들도 신설된 수련과정을 거치면 전문의 자격을 부여하는 등 수련의 기회를 열어 놓은 것이다. 

치과의사 전문의제도는 높은 진료수준을 요하는 전문 진료분야를 담당할 전문의를 공급하고 이를 통해 치과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08년 처음 실시됐다. 전문과목별로 치과보철과, 구강악안면외과, 영상치의학과, 구강병리과, 예방치의학과가 있으며, 이번에 통합치의학과가 신설됐다.

다만 통합치의학과는 포괄적인 치과진료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가정의학과와 비슷한 역할로 볼 수 있다. 치과진료 특성상 일반 치과의사라면 모두 포괄적인 진료를 담당하고 있어 과도하게 전문의제도를 신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반 치과의원들에서는 해당 제도로 인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안고 있다. 앞서 문제를 제기했던 A의사는 “전문의제도 자체의 취지가 퇴색돼 일반병원들의 경쟁력 강화, 홍보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만일 너도 나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환자들도 되도록이면 전문의사에게 진료를 받고자 한다면 결국 누구에게 좋은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고스펙의 전문의가 과잉 배출되면 결국 전문의제도의 이점은 퇴색할 우려가 크다. 전문의 교육과정 신설·운영으로 국가 자원도 낭비될 것이며, 수련비용만큼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도 지금보다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는 “10년 전 치과의사협회 등에서 AGD통합 임상 전문의제도를 운영해 많은 의사들이 300시간 수련을 이수하는 등 자격증 취득에 참여했지만 현재 공식자격으로 인정되지 않는 등 헛고생이라고 칭하는 동료들이 적지 않다. 이 때의 기억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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