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인성(54)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교수가 교육부 감사를 앞두고‘정유라를 모르는 것으로 해달라’며 제자 교수에 책임을 떠넘기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대 의류산업학과 유모 겸임교수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경희 전 총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교수의 제자였던 유 교수는 지난해 정씨가 수강한 1학기와 계절학기 수업을 담당한 인물이다. 그는 "이 교수가 감사 직전에 '일이 커지면 안 된다, 나는 모르는 것으로 해 줘'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학사비리 의혹이 불거진 이후 교육부 감사를 앞둔 지난해 9월께 이 교수가 몸을 부르르 떨면서 '나는 정유라를 모르는 것으로 해 달라'고 말한 것이 사실인가"라고 묻자, 유 교수는 "그렇다"고 답했다.
유 교수는 또 지난해 봄 학기를 앞두고 이 교수로부터 '정유연(정유라씨 개명 전 이름)이라는 학생이 수강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개강 직후에는 '정유연이 수강신청을 할 수 있게 인원을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교수가 지난해 3월쯤 "다른 사람이 알면 시끄러워질 수 있으니까 정유연의 출석을 부르지 말라"고 당부했으며, 실제 출석부에는 개명한 '정유라'라는 이름만 있어서 의식하지 못하고 출석을 체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 교수는 "체육 특기생이라서 수업에 빠질 수 있는데 말이 나오지 않게 하라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부연했다. 특검이 '결석하더라도 출석 처리하라는 취지 아니었느냐'고 묻자, 유 교수는 "이 교수가 그렇게 얘기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유 교수는 지난해 8월쯤 수업 일환으로 중국에서 진행한 패션쇼를 위해서 출국했다가 이 교수의 지시를 받고 새벽 1시에 공항으로 정씨를 마중 나갔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내가 2과목을 가르친 강사"라고 소개하자 정씨가 "학점을 잘 주셨던데 감사하다"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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