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이대호(35)와 최형우(34)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두 선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100억 시대를 열었다. 삼성에서 11시즌을 뛴 최형우는 올해 KIA와 4년간 100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100억이라는 금액이 준 신선한 충격도 잠시, 이대호가 FA 기록을 경신했다. 이대호는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고향 팀 롯데로 돌아오면서 4년 150억에 도장을 찍었다.
어마어마한 금액만큼이나 두 선수에게 거는 팬들의 기대도 컸다. 2011년 이후 중하위권을 꾸준히 맴돌던 KIA는 최형우의 가세로 재도약을 꿈꿨다.
4년 연속 가을야구와 연이 닿지 않은 롯데 역시 ‘이대호 효과’로 분위기 쇄신을 꿈꿨다.
두 팀 모두 4월 영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이대호는 4월 타율 4할9리 6홈런 16타점으로 타격 지표 대부분을 석권했다. 덩달아 롯데도 탄력을 받았다. 이대호가 타선에서 중심을 잡자 최준석과 강민호에게도 많은 찬스가 돌아갔다. 팀 타율과 팀 홈런, 득점권 타율에서 리그 상위권을 차지하며 한때 리그 선두에 등극하기도 했다.
최형우도 만만치 않았다. 4월 3할7푼2리 5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KIA도 최형우와 선발진의 활약에 힘입어 20승에 선착하는 등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5월 들어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대호가 5월 타율 2할5푼6리 2홈런 5타점으로 페이스가 처졌다. 최근 치른 3경기에서는 11타수 1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득점권에서 범타로 물러나는 장면도 잦다. 병살타가 7개로 팀 내에서 1위다. 이로 인해 롯데는 5월 10경기에서 KIA와의 3연전을 전부 내주는 등 3승7패로 뒤쳐졌다. 순위도 어느덧 9위까지 곤두박질쳤다.
반면 KIA는 최형우의 활약으로 여전히 선두를 유지 중이다. 최형우는 5월에도 3할4푼1리 5홈런 10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최근 5경기 1승4패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13일 SK와의 경기에서 동점 홈런에 이어 역전 홈런을 터뜨리며 팀을 연패에서 구해냈다. 비록 패했지만 14일에도 1홈런 포함 2안타를 때려내며 비싼 몸값의 이유를 증명했다.
자연스레 두 선수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최형우에게는 찬사가, 이대호에게는 상대적으로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대호로서는 급격히 변한 여론이 원망스러울 수 있지만 고액 연봉자들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가 큰 만큼 실력으로 여론을 되돌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