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롯데 애디튼, 정말 구속이 문제일까?

우려가 현실로… 롯데 애디튼, 정말 구속이 문제일까?

우려가 현실로… 롯데 애디튼, 정말 구속이 문제일까?

기사승인 2017-05-15 15:23:25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 닉 애디튼(30)이 KBO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거듭 이른 시간에 마운드를 넘기며 롯데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롯데는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피터 마켈의 대체 선수로 애디튼을 영입했다. 당초 에이스로 활약해줄 것이라 기대했던 마켈이 불면증 등으로 한국 생활 적응에 실패하자 50만 달러에 애디튼을 데려오며 급한 불을 껐다. 

애디튼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뛴 10시즌 동안 65승63패 방어율 3.77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후반기에는 대만으로 건너가 중신 브라더스에서 6경기 3승1패 방어율 4.30을 기록했다. 

롯데는 애디튼을 영입하며 뛰어난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을 가진 선수라고 설명했다. 다만 196㎝에 97㎏의 좋은 하드웨어에도 느린 구속을 지닌 점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KBO리그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대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도 찜찜했다.

출발은 좋았다. 우려를 불식시키듯 연일 호투를 펼쳤다. 첫 3경기에서 방어율 2.70(16⅔이닝 5자책점)의 성적을 기록하며 2승(1패)를 거뒀다. 롯데 마운드에도 청사진이 그려지는 듯 했다.

하지만 애디튼은 지난 27일 한화 이글스전 4이닝 6실점을 시작으로 3일 kt전에서 5이닝 5실점(4자책)으로 흔들렸다. 급기야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는 1.1이닝 6피안타 1피홈런 5볼넷 6실점으로 시즌 최악투를 펼쳤다. 방어율도 7점대로 치솟았다. 

이닝 소화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애디튼은 올 시즌 6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가 1경기 밖에 없다. 5이닝 경기가 3번, 4이닝 경기와 1이닝 경기가 각각 1번으로 총 27이닝을 소화했다. 이는 올 시즌 한국 땅을 밟은 19명의 외국인 투수 중 15위의 기록이다. 

하지만 애디튼 보다 적은 이닝을 소화한 오설리반은 퇴출됐고 다이아몬드와 허프, 보우덴은 부상에서 갓 복귀했다. 사실상 외국인 투수 중 가장 적은 이닝을 소화한 셈이다. 

애디튼의 최근 부진을 130㎞대의 느린 구속에서 찾는 시선이 상당하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애디튼은 1회와 2회 피안타율이 2할 대에 머무르지만 타순이 되돌아오는 3회부터는 피안타율이 3할7푼5리로 상승한다. 구속이 느리다보니 타자들의 눈에 공이 익기 쉽고 자연스레 높은 피안타율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29㎞에 불과한 두산 유희관의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애디튼의 부진이 꼭 구속 때문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올해 54.2이닝을 소화하며 3승1패 3.79의 방어율을 기록 중인 유희관은 1회와 2회 피안타율이 3할에 이르지만 오히려 3회부터는 2할 대 초반으로 피안타율이 하락하는 모양새다. 2번째, 3번째 상대 피안타율도 각각 2할2푼2리, 2할3푼이다.

이에 비춰 볼 때 차라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위주의 단조로운 투구 패턴이 애디튼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애디튼의 올 시즌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구사율은 각각 59.5%, 22.7%에 이른다. 커브는 13.8%, 슬라이더는2.7%를 던졌다.

본래 에디튼은 커브 구사가 좋은 선수다. 결코 커브를 적게 던지는 편도 아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존을 지나치게 벗어난 곳에 커브가 형성되면서 방망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55%의 확률로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체인지업에 반해 커브는 헛스윙 확률이 31.5%에 그친다. 유희관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싱커와 같은 다채로운 구종으로 40% 이상의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커브가 써드 피치로서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서 상대 타자들의 노림수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에 집중됐고 이는 마운드에서의 고전으로 이어졌다.

강점으로 거론됐던 마운드 운영 능력도 현재로서는 감감무소식이다. 애디튼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2할5푼의 피안타율을 기록 중이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3할6푼으로 뛰어올랐다. 유희관이 득점권과 주자 있는 상황에서 각각 2할1푼4리, 2할8푼2리의 피안타율을 기록 중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롯데는 현재 외국인 선수들의 동반 침체로 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다. 레일리가 8경기 1승4패 4.33의 방어율로 부진하고 타자 앤디 번즈는 2할4푼4리 병살타 7개로 물 방망이다.

이대호를 150억에 영입하며 올 시즌 반등을 꿈꿨던 롯데다.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과감히 교체 카드를 빼들 수 있다. 그 방향은 번즈와 애디튼을 향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롯데 코치진의 처방이 시급한 때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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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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