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도루가 도리어 LG의 발목을 잡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올해도 뛰는 야구를 선보일 것이라 공언했다. 기동력으로 타선의 부족함을 메꾸겠다는 의지였다.
LG가 ‘발야구’를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부터다. 121개의 도루로 리그 3위에 올랐다.
그러나 명암이 분명했다. 도루 실패가 70회, 성공률은 63.4%에 머물렀다. 리그 최하위 수준이었다. 평균 대비 도루 득점 기여(RAA도루)는 -4.43으로 사실상 도루로 얻는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LG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34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더불어 가장 많은 도루 실패(24)를 기록한 팀이기도 하다. 도루 성공률은 58.6%로 리그 9위다.
도루 성공 개수가 2위 롯데(31)에 근소하게 앞선 데 반해 실패 횟수는 8회나 더 많다. RAA도루는 -2.72로 최하위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도루 실패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 양상문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는 반응이었다. 중요한 순간에 찬물을 끼얹지만 않으면 시도 자체로 투수와 수비에 주는 압박감이 크다고 말했다. 오히려 더 과감한 도루를 주문했다.
하지만 19일 롯데전에서 나온 도루사는 분명 양 감독의 의도에 반하는 것이었다.
1회 2사 이후 시도한 도루를 저지당한 LG는 2회에도 도루를 시도했다. 채은성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진 직후 1사 1,2루 찬스에서 채은성이 3루로 달리다가 아웃 당했다. 추가 득점 기회가 순식간에 2사 1루로 바뀌었다.
4대5로 1점차까지 따라붙은 7회 LG는 다시 승부를 걸었다. 1사 1루에서 최재원이 2루로 도루를 시도했으나 저지당했다. 이후 볼넷 2개를 얻어낸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정이었다.
한편으로는 납득이 된다. LG는 올 시즌 기록한 병살타가 47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지난 KIA와의 3연전에서도 숱하게 병살타를 치며 득점권에서 고개를 떨궜다.
LG로서는 병살타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당장의 선택지가 도루 밖에 없다. 그런데 도루마저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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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제공=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