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1호 ‘푸드트럭’ 창업 부부, 집회 나선 까닭은?

창원 1호 ‘푸드트럭’ 창업 부부, 집회 나선 까닭은?

기사승인 2017-05-22 16:13:10

 

[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22일 오전 940. 50대 부부가 경남 창원시 성산구청 앞 인도에서 행정기관의 공정한 법 집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채순철(59)이향숙(56)씨 부부로, 201510월 창원시에서는 처음으로 영업을 허가받은 푸드트럭 1호 창업자들이다.

현재 창원에는 총 2대의 합법 푸드트럭이 운영 중인데, 이들이 처음 문을 열 당시 지역 언론에 크게 소개되기도 했다.

이런 이들이 1년이 지난 지금 집회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사연인 즉슨 이렇다.

남편 채씨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생계를 잇기 위해 고심한 끝에 푸드트럭을 창업하기로 마음먹었다.

채씨 부부가 고민하던 이때만하더라도 푸드트럭 창업은 지난 정부가 추진한 규제 개혁의 상징이었다.

당시 정부는 청년소외계층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이동형 음식 영업점의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불법으로 간주되던 푸드트럭이 합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고, 이런 분위기에 전국에서 이 같은 푸드트럭이 문을 열었다.

채씨도 이 중 한명이었던 것이다.

영업신고증에 위생교육필증, 사업자등록 등 관련 절차를 마치고 채씨는 부인과 함께 커피핫도그 등을 파는 푸드트럭의 첫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수익은커녕 생계를 잇기에도 벅찼다.

일반 음식점과 비교해 옮겨 다니며 이동하는 점이 큰 장점인데, 정해진 장소 외의 다른 곳에서는 영업을 할 수 없다는 규정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었다.

지난해에 이 규정은 완화됐고, 창원시는 지자체에 신고하면 공공기관의 행사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례까지 제정하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변수가 있었다. 일부 노점상들과의 크고 작은 마찰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최근 새로 개장한 창원 장미공원에 입점한 노점상들과 마찰을 빚었다고 했다.

채씨는 불법 노점상의 영업 행위는 묵인하고, 합법 푸드트럭의 이동 영업 신고는 무시한 행정기관의 행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푸드트럭의 폐업이 속출하고 불법 영업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관련 공무원 누구도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 결국 집회를 열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담당 지자체는 뒤늦게 푸드트럭 신고 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성산구 공원녹지 관계자는 민원해소 차원에서 묵시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노점 영업을 허용해줬다면서 푸드트럭의 이동 신고는 법령과 조례 간 충돌이 우려돼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에 조례를 근거로 승인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창원시 규제개혁 담당 관계자는 소관 부서마다 애로가 있어 푸드트럭 활성화 모색이 사실 쉽지는 않다합법적으로 운영하는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역 축제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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