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젓의 시선] 엑소 콘서트 비매너 관람… 사과가 정답은 아니다

[새우젓의 시선] 엑소 콘서트 비매너 관람… 사과가 정답은 아니다

엑소 콘서트 비매너 관람… 사과가 정답은 아니다

기사승인 2017-05-31 11:31:04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지난 27~28일 개최된 그룹 엑소의 콘서트는 특별했다. 지난해 7월 시작된 투어의 마지막 공연이었고,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엑소의 첫 공연이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의 국내 팬들이 손꼽아가며 공연날을 기다렸을 이유다.

그런데 몇몇 연예인들이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한 행동을 벌였다. 반입이 금지된 술과 음식물을 들여와 공연을 관람하며 먹고 마셨다. 공연 중 핸드폰을 사용해 집중을 방해했고, 공연 도중 다른 관객의 시야를 가리며 이동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멤버들의 인사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연예인 볼링단 ‘팀원(TEAM ONE)의 멤버들이었다. ‘팀원’은 프로볼러 박경신 단장을 중심으로 엑소 멤버 찬열, 백현을 비롯한 연예인 30여 명이 소속돼있는 모임이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박경신, 배우 배슬기, 이준영, 김민영, 가수 채연, 타히티 민재 등을 향해 비매너 관람 태도를 문제 삼는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연예인들은 하나, 둘 사과문을 올리기 시작했다. 29일 채연은 자신의 SNS에 “생각이 짧았네요. 미안해요”라고 시작하는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노래도 따라 부르고 응원한다고 했는데, 아무튼 잘못 행동한 부분은 있었으니 인정해요. 앙코르 곡 끝나고 다 같이 나가는 걸로 얘기되어 있어서 중간에 나간 건 어쩔 수 없었어요. 우리 때문에 그 친구를 비롯해 팬 분들까지 다른 멤버 팬들한테 안 좋은 말을 듣는다니 더 미안한 일이네요”라고 전했다.

이어 배슬기도 고개를 숙였다. 배슬기는 30일 자신의 SNS에 “엑소 팬 분들께도 죄송하지만 초대해준 엑소 친구들에게도 정말 미안한 마음”이라며 “음식물 반입, 공연 중에 휴대폰 만진 것, 엑소 친구들과 인사한 것 등 거슬리셨던 모든 행동들 모두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볼링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박경신도 사과했다. 박경신은 30일 자신의 SNS에 “볼린단 단장으로서 모범을 보였어야 하는데 저 또한 신나고 들뜬 마음에 실수를 해버리고 민폐를 끼치게 된 것 같다”며 “경솔한 저희 볼링단의 행동 때문에 엑소엘 분들에게도, 엑소에게도 죄송스런 일이 일어났다. 앞으로는 좋은 모습, 좋은 방향으로 가는 볼링단이 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가 많은 연예인들과 교류하고 취미 생활을 갖는 건 팬들 입장에서도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이날 공연에서 연예인들이 벌인 행동은 아이돌 멤버와의 친분을 이용해 자신들의 특권 의식을 과시한 부적절한 일이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티켓을 구매해 공연 당일을 기다렸을 팬들에 대한 배려나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논란을 일으킨 연예인들이 사과한 것에서 끝날 일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또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초대한 엑소 멤버들과 공연을 관리한 소속사에서도 문제를 인식하고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

엑소의 공연은 끝났고, 팬들은 기분이 상했다. 이들의 마음을 무엇으로 보상해줄 수 있을까.

bluebell@kukinews.com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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