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LA 다저스 류현진(30)이 익숙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은 올 시즌 어깨 부상을 딛고 마운드에 복귀했다. 하지만 7경기 등판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4.75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성기 시절에 비해 확연히 구위가 떨어진 모습이었다.
급기야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났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임시적으로 롱릴리프를 맡을 것이라 밝혔다. 선발진이 풍부한 다저스 입장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MLB에서 불펜 경험이 전무했던 터라 효용성을 두고 말들이 오갔지만 류현진은 2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6회 롱릴리프로 등판해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세이브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MLB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다시 선발로 던질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여전히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길 원했다.
기약 없을 거라 여겼던 기회는 생각보다 이르게 찾아왔다. 알렉스 우드가 부상으로 부상자명단(DL)에 오르면서 선발자리에 여유가 생긴 것.
우드의 부상이 깊지 않기 때문에 호투 여부와 상관없이 류현진은 우드가 돌아오면 다시 롱릴리프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매 기회 때마다 만족스런 모습을 보인다면 경쟁자들이 삐끗한 틈을 타 선발 자리를 꿰찰 수 있다. 그만큼 이번 등판의 중요도가 높다.
상대가 세인트루이스라는 점은 류현진에게 호재다. 류현진은 최근 롱릴리프로 등판한 경기를 포함해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1승1패1세이브 1.50의 평균자책점으로 강한 모습이다.
부담이 막중한 경기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세인트루이스와 치른 2013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2014년 10월7일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틀어막았다.
게다가 세인트루이스는 31일 경기를 포함해 최근 2연패를 당하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에 처져있다. 그간 우승권을 다투던 세인트루이스의 강력함과 거리가 먼 모습이다.
타선의 득점 지원도 기대해 볼 법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한 때 득점지원이 2.83점에 불과할 정도로 불운했다. 류현진과 매치업을 벌였던 좌투수 상대로 다저스 타선이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를 거두며 상승세에 있다. 평균 득점은 5.4점이다. 마르티네스가 우투수라는 것도 타저스 타선에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선발 경쟁에 대한 셈법을 헤아리기보단 경기 자체에 집중해 최선의 투구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에게 선발 DNA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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