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일만의 4연승’ 한화, 김성근 그림자 지우나

‘260일만의 4연승’ 한화, 김성근 그림자 지우나

‘260일만의 4연승’ 한화, 김성근 그림자 지우나

기사승인 2017-06-01 05:30:00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이상군 감독 대행의 지휘 아래 한화가 새로운 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3대1로 승리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승리로 장식하며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올 시즌 첫 4연승이자 260일만의 4연승이다. 지난해 9월8일 kt전부터 13일 삼성전까지의 5연승 이후 처음이다.  

지난 23일 김성근 전 감독의 퇴진 사태가 불거지면서 한화에는 한바탕 큰 혼란이 일었다. 

이와 맞물려 치른 선두 KIA와의 3연전에서 무기력하게 패하며 팀 분위기는 바닥을 쳤다. 가을 야구 도전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그도 그럴 것이 한화는 KIA전 이후 2위 NC와 3위 두산과의 맞대결이 예고돼있었다. 선수단 안팎의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강팀과의 대결은 한화에게 사형선고와도 같았다. 

하지만 한화는 NC에 1차전을 내주고서도 2차전과 3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투수진의 안정적인 피칭에다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한 결과였다.

탄력을 받은 한화는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상대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차전 선발 이태양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뒤를 이어 송은범과 송창식, 권혁과 정우람이 차례로 등판해 두산의 추격을 뿌리쳤다. 

31일 열린 2차전 역시 안정적인 경기 운용을 바탕으로 승리를 거뒀다.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의 파격적인 포수 기용도 성공적인 결과물을 낳았다. 얼마 전까지 진통을 앓았던 팀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투타 조화도 물론이지만 4연승 기간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원칙에 따른 투수 기용이었다. 롱릴리프와 추격조, 필승조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됐다. 불펜진의 소화 이닝 역시 1이닝 안팎에 머물렀다. 

김 전 감독 체제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김 전 감독은 잦은 퀵후크와 불펜진의 연투를 비롯한 무리한 투수 운용으로 비판 받았다. 눈앞의 1승에만 집착하는 투수 운용은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부상으로 이어졌다. 

경기 후 야간 늦게까지 지시하는 특타도 비판의 대상이었다. 실제로 특타 지시로 인한 구단과의 마찰은 김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상군 감독 대행 체제 하에서 특타는 자취를 감췄다. 김태균과 로사리오를 비롯한 주축 타자들이 자청해서 스스로 특타를 한 것이 전부다. 

투수는 많이 던질수록, 타자는 계속 방망이를 돌릴수록 성장한다는 것이 김 전 감독의 지론이다. 하지만 그것이 사라진 지금에 한화는 오히려 무서운 팀으로 변모했다.

투수들의 공은 더욱 묵직해졌고 타자들의 방망이는 가벼워졌다. 

물론 김 전 감독 퇴진 이후 고작 8경기를 치른 것이 전부다. 김 전 감독의 지도 방식이 문제였다고 단정 짓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하지만 한화가 건강한 강팀으로 거듭날 발걸음을 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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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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