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도 넘은 테임즈 표적 수사...MLB가 수상하다

[옐로카드] 도 넘은 테임즈 표적 수사...MLB가 수상하다

도 넘은 테임즈 표적 수사...MLB가 수상하다

기사승인 2017-06-01 16:08:29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MLB 사무국이 수상하다. 테임즈에 대한 의심이 도를 넘고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에릭 테임즈는 1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전날 3루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테임즈는 이날 경기에서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부활을 알렸다. 23일 만에 터진 값진 홈런이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뒤 불청객이 들이닥쳤다. MLB 사무국이 또 다시 테임즈에 약물 검사를 실시한 것이다. 밀워키 구단 전담 기자 톰 하우드리코트가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설명에 따르면 평소 약물 검사에 개의치 않던 테임즈도 이번에는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자신이 무작위로 선정된 것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드러냈다. 

▲4월 5차례 약물 검사… 열흘동안 3차례 검사 받기도 

테임즈는 4월에만 5차례 약물 검사를 실시했다. 심할 때는 열흘동안 3차례 약물 검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선수들이 의무적으로 받는 약물 검사까지 포함하면 더 많다. MLB 사무국의 테임즈 표적 수사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팬랙스포츠’의 기자 존 페로토는 “이전에 약물 경력이 없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1년에 5~7번 정도의 도핑 테스트를 받는다. 그런데 테임즈는 4월에만 5번을 받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폭스스포츠’의 켄 로젠탈 기자는 이러한 의심을 일축했다. 그는 올 시즌부터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의 약물 검사 횟수가 3200에서 4800회로 늘었다며 테임즈에 대한 약물 검사는 메이저리그 단체 협약(CBA) 규정 개정에 따른 통상적인 절차일 뿐이라고 했다. 

▲변방 출신에 비(非)백인 선수 영향 탓?

이를 감안하더라도 사무국의 행보는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5월 들어 테임즈가 심각한 부진에 빠졌을 때 사무국은 약물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장타력을 과시하자 기다렸다는 듯 약물 검사를 실시했다. 정황상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

변방 출신 비(非)백인 선수인 테임즈에 대한 ‘배척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뉴욕 양키스의 백인 거포 유망주 애런 저지는 17호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MLB 사무국이 이토록 잦게 약물 검사를 실시했단 소식은 찾아볼 수 없다.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는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했던 테임즈가 바다 건너 KBO에서 돌아와 4월에만 타율 3할4푼5리 11홈런 19타점으로 리그를 뒤흔든 것을 그들은 쉽사리 납득하지 못했다.

지난 4월20일 테임즈의 약물 복용을 의심했던 시카고 컵스의 크리스 보시오 투수코치와 투수 존 래키의 인터뷰는 KBO리그에 대한 그들의 편견을 엿볼 수 있는 한 단면이다.

그들은 언론에 대고 “테임즈가 몸이 좋아졌다”, “밀어 쳐서 홈런을 때려내기 쉽지 않다” 등의 발언으로 테임즈의 약물 복용 가능성을 주장했다. 합리적인 근거라곤 찾아볼 수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었다. 

▲KBO에서도 수차례 음성 판정… 표적 수사 거둬야 

건강한 리그 정착을 위해서라도 약물 검사는 꾸준히 행해져야 한다. 하지만 거듭 음성 판정이 나왔음에도 한 선수만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MLB 사무국의 행보에서 리그 건강성 추구 이상의 집요함이 느껴진다.

테임즈는 KBO에서 뛰던 당시에도 숱한 약물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걸 MLB 사무국이 모를 일 없다. 달리 말해 테임즈에 대한 약물 검사는 그들 의식 기저에 깔린 KBO 리그에 대한 차별에서 비롯됐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만약 테임즈가 백인이었다면, 한국이 아니라 마이너리그에서 승격해 빅리거가 됐다면 어땠을까. 확실히 지금보다는 약물 검사에서 자유로웠을 것이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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