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박병호(31)의 이야기다.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트리플A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뛰는 박병호는 8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프런티어 필드에서 열린 스크랜턴/월크스-바레 레일라이더스(뉴욕 양키스 산하)전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침묵했다.
최근 6경기 20타수 무안타다. 기록한 삼진은 무려 14개나 된다. 반면 시즌을 통틀어 담장을 넘긴 타구는 3개에 불과하다. 14경기 연속 홈런 맛을 보지 못한 상태다. 타율은 1할8푼8리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날의 경기 내용도 최악이었다. 4타석 모두 삼진을 당하는 등 타격감이 바닥을 치고 있다.
의구심마저 생긴다. 박병호가 KBO 소속 당시 에릭 테임즈(밀워키)와 강정호(피츠버그), 황재균(새크라멘토)과 동등하거나 비교 우위에 있던 점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성적이다.
테임즈는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4월 한 달간 24경기(23선발)에서 3할4푼5리 29안타 11홈런 19타점 28득점 18볼넷 1사구 23삼진 출루율 4할6푼6리 장타율 8할1리 OPS 1.276로 맹활약했다. 현재는 타율이 다소 떨어졌지만 OPS는 여전히 9할9푼4리다.
박병호와 함께 트리플 A에서 빅리그 진입을 노리는 황재균도 2할9푼4리 6홈런 39타점을 기록하면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서 4할4푼 2홈런 9타점으로 빅리그 콜업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인 지난해 마이너리그 강등과 부상으로 고개를 숙인 박병호는 올 시즌 명예회복을 위해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지명할당(DFA) 조치되는 위기를 겪는 등 시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결국 시범경기에서 팀 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음에도 마이너행을 통보 받았다. 여기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가량 결장하며 시즌이 꼬일 대로 꼬였다.
지속적으로 경기에 나서는 것을 감안하면 몸 상태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일각에선 박병호가 시즌 초반부터 겹친 여러 악재로 인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병호는 지난 LG 트윈스 시절 이래로 야구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부진의 긴 터널을 빠져나올 해법은 본인만이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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