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e뷰] 멀티 포지션 소화 챔피언 대거 등장…각팀 밴픽 전략 고도화

[롤챔스e뷰] 멀티 포지션 소화 챔피언 대거 등장…각팀 밴픽 전략 고도화

멀티 포지션 소화 챔피언 대거 등장…각팀 밴픽 전략 고도화

기사승인 2017-06-12 12:11:05

[쿠키뉴스=윤민섭 기자] 바야흐로 탑 루시안도 전략적 선택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찾아왔다.

소위 ‘도란 방패 패치’로 불리는 7.9 패치의 적용 덕분에 적잖은 챔피언들이 여러 포지션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는 밴픽싸움이 점점 고도화되는 추세와 맞물려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 만능 챔피언으로 꼽히는 그라가스·자르반 4세·갈리오

12일(한국시간) 북미 LCS에서는 미드 피오라와 탑 우르곳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올 시즌 ‘혼돈의 밴픽’을 대변하는 장면이었다.

그라가스와 자르반 4세, 갈리오는 대표적인 멀티 포지션 챔피언들이다. 특히 올 시즌 22번 등장한 그라가스는 탑 라이너와 정글러로 각각 11번씩 기용돼 다재다능함을 인정받았다. 탑 라이너로써는 뛰어난 라인 유지력이, 정글러로써는 강력한 C·C기와 안정적인 정글링이 장점이다.

한때 정글러의 표본이었던 자르반 4세 역시 탑 라이너로 탈바꿈했다. 지난 스프링 포스트 시즌에 MVP의 ‘애드’ 강건모가 깜짝 카드로 기용, 아프리카 격침의 첨병 역할을 해낸 게 시발점이 됐다. 이번 서머에는 롱주의 ‘칸’ 김동하가 시즌 첫 경기인 kt 롤스터전에서 사용해 크게 재미를 봤고, 이후 각 팀에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최근 1티어 탑 라이너로 급부상했다.

이런 자르반 4세의 변신을 역으로 이용한 팀도 나왔다. MVP와 진에어는 자르반 4세를 다시금 정글러로 기용해 상대의 밴픽 전략을 깨부수고자 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경기에서 패했다.

갈리오는 쓰임새가 가장 폭넓은 챔피언이다. 이번 시즌 22번 픽 됐고 23번 밴 당했으며, 탑·미드·서포터로 전부 쓰였다.

최근에는 뛰어난 라인 푸시력과 기동성 때문에 주로 미드로 쓰이고 있으나, 여전히 밴픽 도중 빈번하게 포지션이 바뀌곤 한다. 올 시즌 ‘맥스’ 정종빈과 ‘컴백’ 하승찬이 서포터로, ‘후니’ 허승훈과 ‘스멥’ 송경호, ‘린다랑’ 허만흥 등이 탑 라이너로 기용한 바 있다.

▶ 특정 챔피언 저격 노린다… 탑 카시오페아·루시안

조커 카드로 기용되는 픽들도 눈에 띈다. 인파이터 원거리 딜러의 대표격인 루시안은 본 포지션이 아닌 미드와 탑 라이너로만 기용됐다. 에버8의 ‘셉티드’ 박위림이 SKT의 ‘페이커’ 이상혁을 상대로 라인전 우위를 점하기 위해, SKT의 ‘후니’ 허승훈이 bbq ‘크레이지’ 김재희의 AD 케넨을 잡기 위해 선택했다. 특히 허승훈은 솔로 킬을 따내며 픽의 이유를 증명하기도 했다.

AD 케넨의 캐리력을 억제하기 위한 깜짝 픽은 또 있었다. 카시오페아가 그 주인공이다. 롱주의 ‘칸’ 김동하는 7일 SKT전에서 허승훈이 케넨을 뽑자 카시오페아로 맞상대했다. 비록 경기는 패배했지만, 경기 내내 AD 케넨의 강점을 잘 봉쇄했다. 허승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변수 픽을 고른 김동하를 칭찬하고 싶다”며 상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또 아프리카의 ‘투신’ 박종익은 8일 bbq전에서 누누를 서포터로 기용, 자신의 파트너 ‘크레이머’ 하종훈이 고른 케이틀린의 캐리력을 극대화시키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더욱 다양한 챔피언들이 새로운 포지션에 기용돼 눈길을 끈다. 북미의 피닉스1은 12일 플라이퀘스트를 상대로 맞이한 2세트에서 탑 우르곳과 미드 루시안을 동시에 기용하는 3원거리 딜러 조합을 꺼내들었다.

유럽의 프나틱은 이번 서머에도 변함없이 원거리 딜러 케넨을 고수했다. 4일 닌자스 인 파자마(NiP)전에서는 서포터 카밀을 선보였다.

▶ 7.9 패치서 도란 방패 변경이 큰 영향

이처럼 다양한 챔피언들이 적재적소에 투입되는 것은 지난번 7.9 패치에서 도란 방패의 성능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라인전이 약하다고 평가 받던 챔피언들도 초반을 보다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진에어의 ‘소환’ 김준영은 지난 7일 에버8전 승리 이후 인터뷰에서 “도란 방패 패치로 인해 요즘 탑 챔피언 선택은 취향에 따라 갈린다”며 “어떤 챔피언이든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팀과 선수의 성격에 따라 1티어로 생각하는 챔피언도 전부 다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마스터 티어 이상을 기준으로 한 솔로 랭크에서는 잭스나 이렐리아, 초가스 등 한동안 등장하지 않던 픽들이 차츰 탑 라인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계속된 하향 패치로 라인전을 감당하기가 벅차졌다던 카밀 역시 고개를 들고 있다.

도란 방패 성능변화의 나비효과가 어디까지 갈지를 지켜보는 것은 이번 서머 스플릿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yoonminseop@kukinews.com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
윤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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