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메이커’ 심판진, 일관성이 우선이다

‘이슈 메이커’ 심판진, 일관성이 우선이다

기사승인 2017-06-14 15:35:24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심판 판정으로 인한 소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또 다시 논란이 일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일관성 없는 판정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나온 판정 하나는 심판이 자의적으로 규정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불렀다. 

넥센 선발투수 한현희가 3회초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면서 강판한 게 발단이 됐다. 갑작스러운 변수에 넥센 장정석 감독은 급하게 좌완 금민철을 투입했다. 하지만 심판진이 이의를 제기했고 다시 한현희가 마운드에 올라왔다가 우완 정통파 오윤성이 바통을 이어받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넥센 벤치와 심판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경기가 어수선해진 점은 둘째 치더라도 우완 투수 오윤성이 마운드에 오른 것 역시 논란거리였다. 

KBO리그 규정 요강 제15조 타순표의 교환 및 발표 관련 규정 15조 2항 ‘나’에 따르면 경기 중 선발 투수 또는 구원투수가 심판진이 인정한 명백한 부상으로 인해 등판 후 첫 타자 또는 그 대타자가 아웃되거나 공수교대가 될 때까지 투구할 수 없게 된 경우에 교체가 가능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투수는 우투수로, 사이드암은 사이드암끼리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같은 유형의 투수 간에만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 

규정대로라면 한현희가 우완 언더 투수였기 때문에 넥센 엔트리에 있는 언더핸드 투수 신재영이 등판했어야 했다. 하지만 심판은 우완 정통파 오윤성의 등판을 허가했다.

이에 대해 경기 후 김병주 심판은 “사이드암이 올라와야 한다는 규정은 알고 있었다. 다만 남은 사이드암이 선발 신재영이라 배려 차원에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NC 벤치가 큰 항의없이 받아들여 큰 문제없이 사안이 일단락됐지만 경기가 끝난 후 심판이 원칙을 어겼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빗발쳤다. 

심판의 의아한 규정 적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때 심판진은 3피트 규정을 룰북에 기입된 것과 다르게 적용해 논란을 불렀다.

3대3으로 맞선 6회말 1사 3루에서 롯데 김상호가 투수 앞 땅볼을 때려 3루 주자 나경민이 런다운에 걸렸다. 

나경민은 홈과 3루 사이를 오가며 김상호가 2루로 진루할 시간을 벌었다. 그러던 중 유격수 김재호와 맞닥뜨렸고 글러브를 피해 잔디밭 위를 뛰어 달아났다. 나경민의 두 발이 선상 오른쪽 3피트(91.4㎝)를 벗어난 것으로 보였지만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KBO는 규정집에서 ‘3피트란 베이스를 연결한 직선의 좌우로 각 3피트(91.4cm), 즉 6피트(182.8cm) 폭을 가진 지대를 가리킨다. 이것이 통상 주자의 주로(走D)로 불리는 장소’라고 설명하고 있다. 덧붙여 ‘주로로 되돌아오면서 야수의 태그를 피했을 때는 주자와 베이스를 연결하는 직선으로부터 3피트(91.4cm) 이상 떨어지면 아웃이 된다’고 기입돼 있다. 

이에 대해 심판진은 3피트 라인을 벗어난 곳을 달리다가 태그 플레이가 발생하게 되면 주로가 새로 그어지고, 그 주로를 토대로 3피트 라인이 규정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물론 일부 주루 규정에 주자를 보호하기 위한 비슷한 규정이 기입된 건 사실이지만 이를 런다운 플레이에 적용시키는 것은 억지라는 지적이 많다.  

반대로 규정을 지나치게 엄격히 적용해 논란이 된 경우도 있었다. 특히 보크 판정에서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혼란을 야기했다. 롯데 투수 박진형은 어깨를 미세하게 움직였다는 이유로, NC 투수 해커는 멈춤 동작이 짧았다는 이유로 보크가 선언됐다. 박진형의 경우는 육안으로 판단할 수 없을 만큼 미세한 움직임이었고 해커의 경우는 투구 템포가 빠르긴 했지만 멈춤 동작이 있었다. 

자의성을 섞어 어떤 판정에서는 유하게, 또 다른 상황에서는 엄격하게 룰을 적용하다보니 심판진의 일관성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심판과 경기 이닝에 따라 들쑥날쑥 달라지는 스트라이크존 판정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일관성 없는 판정이 이어진다면 심판진에 대한 선수와 팬의 신뢰 하락은 불가피하다. 룰을 알고서도 자의적으로 이를 판단해 원칙을 묵과하는 것은 더 문제다.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공정성과 원칙을 우선시하는 판정이 절실하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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