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양균 기자] “오랜 기간 상심이 크셨을 유족분들게 진심으로 깊은 위로의 말씀과 안타까운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이번 일에 관련된 분들을 비롯하여 국민 여러분들게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하여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서울대병원 김연수 진료부원장)
서울대병원이 고 백남기 농민 사망원인을 기존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한다고 15일 밝혔다. 김연수 진료부원장은 어린이병원 소아임상2강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수정된 사망진단서는 유족과 상의해 발급될 예정이다. 물대포가 백씨를 죽음에 이르게 했냐는 질문에 김 부원장은 "'외상성경막하출혈'에 따른 것"이라고만 말해 물대포의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사망진단서의 수정 내용은 사망의 종류를 외인사로, 직접 사인은 심폐정지에서 급성신부전으로, 중간 사인은 급성신부전에서 패혈증으로, 선행사인은 급성경막하출혈에서 외상성경막하출혈로 수정된다.
김 부원장은 “15일 오전 유족에게 경위 설명을 했고 사과를 했다”며 “어제(14일) 진단서가 수정되었지만 의사 개인의 판단과 의사 집단의 판단이 다를 때 어떻게 조율하고 판단해야 하는지 고민스러웠다”고 밝혔다.
또한 김 부원장은 “작년부터 서울대병원은 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논의를 해왔지만, 대안을 찾지 못했다”면서 백씨 유족이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진단서 수정 및 위자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 이후 대응 방안이 구체화됐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서울대병원 윤리위원회에서는 진료와 관련된 민원 및 의료사고 등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게 된다. 윤리위원회는 매월 열리며 이 자리에는 김연수 진료부원장을 위원장으로 전문의와 간호사, 변호사 등 10여명이 모여 진료 안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병원 측은 이날 “백선하 교수는 외인사라고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윤리위원회의 핵심 안건은 아니”였다고 밝혔다. 또한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전공의를 보호하는 근본적인 장치를 마련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감사원 감사가 이번 발표가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 부원장은 “정기 감사일뿐이며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망진단서 수정 결과가 지연된 것과 관련해서는 “1월 중순부터 여러 논의가 진행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안을 바라본 병원 내부 모 교수는 “주치의의 사망진단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 사안은 병원이 그만큼 예민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창석 병원장은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