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양균 기자] 환자와 의사 사이의 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환자들은 의사의 설명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의사들은 의료 현장의 녹록치 않음을 호소한다. 최근 이와 관련해 유의미한 논의가 이뤄져 눈길을 끈다.
한국백혈병환우회(대표 안기종)가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창립 15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은 ‘백혈병 치료방법 결정, 이식 조정비용’를 주제로 진행됐다. 심포지엄 주제는 ‘환자-의사의 백혈병 치료방법 결정’과 ‘조혈모세포(골수) 이식 조정비용 국가 지원’으로 세분화돼 각 패널들 사이의 심도 깊은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는 안기종 대표를 비롯해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 황의수 과장 ▶울산대의대 예방의학과 이상일 교수 ▶한국백혈병환우회 정창록 자문위원(생명윤리 박사) ▶인천적십자병원 응급실 이현석 과장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이인재 회장 ▶조선일보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이양화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심포지엄은 주제발표와 패널 및 자유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첫 세션은 ‘환자와 의사가 함께 백혈병 치료방법 결정(SDM: Sharing Decision Making)’을 주제로 꾸며졌다. 참고로 SDM은 의사와 환자의 소통을 통한 협력치료를 의미한다. 세선 좌장은 울산대의대 예방의학과 이상일 교수가 맡았다.
토론자로 나선 이현석 과장은 일선 현장의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 잘하는 의사, 소위 ‘쇼닥터’가 명의인냥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우려했지만 “여러 병원에서 의사에게 설명시간을 줄이라는 요구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인재 변호사는 “임상현장에서는 의사가 정보 독점 및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SDM은 의료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 SDM의 법적 효용성을 강조했다. 김철중 기자는 “한국 사회에서 의료소비자의 역할 및 사회적 권한은 미약하다”면서도 “국내 의료 상황에 대한 종합적 고려도 필요하다”고 SDM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했다.
한 참가자는 “의료진은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병원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며 “병원 시스템을 발전·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세션은 조혈모세포이식 조정비용의 국가 지원 필요성을 주제로 진행됐다. 현재 조정비용은 백혈병 환자 1인당 722만 원 가량을 이식조정기관에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발표로 나선 한국백혈병환우회 이은영 사무처장은 “조혈모세포이식은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가 완치를 위해 받는 치료법인 만큼 조정비용도 의료비에 포함시켜 건강보험 적용을 시키거나 장기기증 활성화 차원에서 국고에게 지원해야한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에 앞서 안기종 대표는 “한국백혈병환우회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을 비롯해 관련 질환에 대한 투병 정보 및 권리보호, 보건의료정책 개선에 매진해왔다”며 15주년을 맞은 만큼 향후 역할 확대를 위한 의료계의 응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