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양균 기자] 사망원인이 ‘외인사’로 바뀐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가 20일 오전 유족에게 전달됐다. 백씨의 큰 딸 백도라지씨와 부인 박경숙씨는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수정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아 사망신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진단서 발급에 앞서 백도라지씨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을 만나 사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서창석 병원장이 사과하긴 했지만, 유족들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백도라지씨는 “‘서 병원장이 사과를 했다’는 것 뿐”이라며 “유족이 이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중요치 않다”고 말해 확대 해석을 거부하는 속내를 내비쳤다. 백씨는 또한 “지난해 면담 시 사망진단서 수정을 요구했지만 서 원장은 거절했다”며 “이러한 행동에 대한 어떠한 해명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백도라지씨와 기자들간의 일문일답.
Q. 이번에 서울대병원에 무엇을 요구했나.
= 애초에 잘못된 진단서가 나오게 된 경위에 대해 조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Q. 이 같은 요청에 대해 병원 측의 반응은 무엇이었나.
= (김연수 진료부원장은)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Q. 서창석 병원장은 유족에게 사과했나.
= 서 원장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Q. ‘죄송하다’는 말이 전부였나.
= ‘사망진단서를 정정하려는 노력을 본인도 했다’고 말하더라. 그러나 유족들이 작년 부검을 안 하겠다며 면담을 요청했을 때, (사망진단서를) 고쳐달라고 했지만 ‘안 된다’고 했었다. 당시 자기가 했던 행동에 대해선 해명하지 않았다.
Q. 이철성 경찰총장이 유족과 만나 사과를 하겠다고 밝혔는데.
= 강신명 전 경찰총장과 같이 온다면 (만남을) 생각해보겠다. 강 전 경찰총장은 당시 가해자 입장에 있던 사람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현재 경찰청의 수장이니 둘 다 책임이 있다. 따지고 보면 강 전 총장의 책임이 더 크다. 유족이 고소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Q. 이번 서창석 병원장의 사과는 받아들일 것인가.
= ‘서 원장이 사과를 했다’는 것뿐이다. 유족이 사과를 받고, 안 받고가 중요한가.
Q. 15일 전까지 병원은 유족에게 일언반구 없었나.
= 전혀 없었다. 전날(14일) 만나자고 연락이 오기까지 없었다.
Q. 백선하 교수에게 전하고 싶은 말 없나.
= 없다.
Q. 오병희 전 병원장도 키맨 중 한 사람인데.
= 중간에 (서창석 병원장으로) 바뀌어서 그분(오병희 원장)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
Q. 병원은 1월 유족이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야 대응책을 간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를 어떻게 보나. 이전에는 아무 반응도 없질 않았나.
= 이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줬다. 납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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