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동병상련의 두 팀이 벼랑 끝에서 만났다. 하위권으로 처진 롯데와 kt가 서로를 희생양 삼아 반등을 노린다.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는 20일부터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3연전을 치른다.
최근 양 팀 분위기는 리그를 통틀어 최악이다. 롯데는 6월 들어 4승12패, kt는 3승12패를 기록 중이다. 롯데는 지난주 KIA·넥센과의 6연전을 전부 내주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kt 역시 지난 주말 홈에서 한화에 3연패를 당하면서 10위 삼성에 승차 없이 쫓기는 신세가 됐다.
투타가 붕괴됐다는 점에서 롯데와 kt가 안고 있는 고민은 같다.
지난 주 롯데와 kt의 팀 평균자책점은 각각 7.71과 9.41로 리그 하위권이었다. 타격의 경우 롯데는 타율과 타점 모두 리그 최하위였지만 kt는 2할9푼이라는 준수한 타율에도 불구, 해결사 부재로 29점을 얻는 데 그쳤다.
롯데는 외인 투수 레일리와 애디튼이 부진하면서 마운드가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두 외인 투수가 2군으로 내려간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박시영을 비롯한 불펜진이 대체 투입됐지만 결과가 신통치 못했다. 오히려 불펜진의 과부화만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다.
최후의 보루 타선 역시 이대호를 비롯한 중심타선의 부진으로 침묵했다. 득점권에서의 타율과 장타율이 전체 최하위권으로 폭발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병살타 역시 리그에서 제일 많다.
kt는 외인 투수 피어밴드를 제외한 선발진이 고전 중이다. 피어밴드와 원투 펀치를 맡은 로치는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 15일 1군에서 말소된 상태다. 주권과 정대현, 정성곤 등 경험이 적은 어린 투수들도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시즌 초반부터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타선은 여전히 잠잠하다. 찬스를 해결할 4번 타자가 부재하다. 올 시즌 kt 중심타선의 타율은 2할6푼4리로 리그에서 최하위다. 새 외인 타자 멜 로하스가 투입됐지만 6경기 1할9푼의 타율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로를 희생양 삼아 반등을 노리는 양 팀이다. 3연전 결과에 올 시즌 향방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패 하나에도 충격이 크다. 롯데는 중위권에서 낙마, kt는 ‘3년 연속 최하위’라는 먹구름이 드리울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상대전적은 롯데가 kt에 6승3패로 앞선다. 하지만 가장 최근인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치른 3연전에서는 kt가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롯데는 이번 3연전 선발 투수로 박세웅과 송승준, 노경은을 예고했다. kt는 고영표를 시작으로 로테이션상 피어밴드와 주권이 차례로 등판한다.
일단 1차전은 롯데의 우위가 점쳐진다. 에이스 박세웅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박세웅은 올해 12경기 등판해 7승2패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 중이다. 지난 KIA전에서 6.1이닝 6실점(5자책)으로 올 시즌 처음으로 부진했지만 롯데의 유일한 필승카드다.
특히 박세웅은 그간 친정팀 kt를 상대로 강했다. 2경기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 중이다.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도 1.14에 불과하다.
반면 박세웅과 맞대결할 고영표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 올 시즌 12경기 선발 등판해 4승6패 4.8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이닝 소화 능력만큼은 돋보이지만 위기관리 측면에서 아직 미흡하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3할3푼9리에 달한다. 하지만 롯데전 등판이 전무한 만큼 롯데 타자들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2차전은 얘기가 다르다. 피어밴드가 등판하는 kt 쪽에 힘이 실린다. 올 시즌 너클볼과 함께 환골탈태한 피어밴드는 12경기 선발 등판해 7승4패 평균자책점 1.87을 기록 중이다. 롯데 상대로도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50으로 강했다.
이에 맞서는 송승준 역시 5월 성적은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1.12로 수준급이지만 햄스트링 부상이 걸림돌이다. 지난 10일 두산전 등판에서 햄스트링 통증으로 1회 조기강판 한 이후 열흘 만에 마운드에 오른다. 냉정히 말해 쾌조의 컨디션은 아니다. kt 상대로는 3경기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 중이다. 지난 4일 4이닝 7실점하며 호되게 당한 기억이 있다.
결국 3연전 성적표는 3차전에 갈릴 가능성이 크다. 2군에서 올라온 노경은은 지난 LG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지속적인 활약 여부에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주권 역시 올 시즌 둘쑥날쑥한 피칭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불꽃 튀는 타격전이 예상된다.
한화와 삼성이 반등하며 하위권 판도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투타가 붕괴된 롯데, kt와 달리 한화는 타격에서, 삼성은 투타 전반에서 정상 궤도에 올랐다. 롯데와 kt가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면 중위권은커녕 꼴찌 싸움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활을 건 3연전이 수원에서 막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