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양균 기자] 분당서울대병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영입을 전 방위로 시도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안철수·김미경 부부의 이른바 ‘카이스트 1+1 채용 의혹’ 직전의 일로, 쿠키뉴스는 당시 영입을 담당했던 인물의 증언을 단독 입수했다. 녹취록에는 연구 실적이 미비한 김 교수를 위해 없던 자리를 만들면서까지 무리한 영입을 시도했던 당시 정황이 담겨있다.  

카이스트 이후 서울대의대에서도 불거진 김 교수의 연구 실적 미달은 그가 전문성을 갖추었다해도 분당서울대병원의 특채 대상과는 거리가 먼 후보였음을 말해준다. 그럼에도 병원이 영입을 강행하려 하자 당시 병원 내부적으로 강한 반발이 있었다. 

실제 김 교수의 ‘자리 만들기’를 담당한 모 인사는 “김미경 교수를 분당서울대병원에 꼽으려고 했었다”고 증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교원 임용 과정에 안 전 대표의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해당 인사는 김 교수 영입을 위해 “어렵게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해 병원 윗선 차원에서 이뤄진 작업임을 시사했다. 

김미경 교수가 카이스트에 임용된 시기는 2008년 4월 1일. 안 전 대표는 그로부터 한 달 뒤에 카이스트 교수로 채용된다. 김 교수가 카이스트 지원서를 작성한 2월 2일부터 3월 26일 카이스트 이사회 의결이 이뤄진 것을 볼 때, 분당서울대병원은 시기적으로 이보다 앞섰거나 동시에 영입을 추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의 카이스트 행으로 영입이 좌절되자 그 자리는 ㅇ교수로 채워졌다. 법과 관련된 ㅇ교수의 현재 보직을 미루어보면, 김미경 교수의 미국 스탠퍼드대 로스쿨 연구원 경력을 겨냥한 ‘맞춤형 교수직’이 만들어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실무자의 발언은 이를 뒷받침한다. “김미경이가 법도 하고 지적재산권을 했다. 내가 분당병원(분당서울대병원)에서 그런 자릴 만들었다.” 현재 ㅇ교수는 병원의 기금·임상·진료 교수가 아닌 별도의 계약직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금교수와 임상교수는 전부 공채를 거치며 특채는 없다”는 게 분당서울대병원의 공식입장이다. 진료교수의 경우 일부 추천형식 계약직 교수를 뽑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진료과 부서장의 추천서와 위원회를 거쳐 채용된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이 밖의 방식으로 채용하는 경우는 없다”고 못 박았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연구 실적이 월등하거나 진료과 등 분야별 필요에 의해 간혹 특별채용이 이뤄지기도 한다. 병원의 인재개발실장과 기조실장이 의논한 후 병원장과 논의를 거쳐 채용 여부를 결정짓는 경우가 있다는 게 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럴 경우에도 연구실적 등의 기본 요건은 공개채용과 동일하다. 특채의 경우 다소 완화한 기준 조건이 적용될 수는 있지만, 기본 연구 실적은 갖춰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일반적으로 서울대병원이 임상교수요원 채용 시 요구하는 연구실적은 ▶채용공고일 기준 최근 3년 이내 발표된 단독연구나 공동연구의 제1저자(책임저자, 교신저자) 논문 2편 이상 포함 200점 이상 300점 이하(심사우선순위 지정) ▶원저에 한해 SCI(SCI-Expanded 포함)에 등재된 학술지에 발표된 증례보고, 종설의 경우 점수는 원저의 50%로 제한 없이 인정. 편수는 2편까지 인정된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왜 김미경 교수 채용에 열을 올렸는지는 미지수다. 다만, 통상 서울대병원이 분당서울대병원 교원 선발 주체임을 고려하면, 김 교수 영입 시도에 대해 당시 본원에서도 이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쿠키뉴스는 영입 절차의 적법성 여부와 병원 실세들이 왜 김미경 교수에게 눈독을 들였는지, 그 과정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개입은 없었는지를 집중 추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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