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돌부처’ 오승환(35)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최근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88로 불안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부진이 장기화 될 조짐 역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승환은 28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데 5대4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1피홈런 1실점해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동점을 허용한 세인트루이스도 연장 접전 끝에 패했다.
선두타자 데이비드 페랄타를 넘지 못했다. 오승환은 1볼-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페랄타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내줬다.
기록한 피홈런만 6개로 벌써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오승환이 지난해 76경기 79⅔ 동안 허용한 피홈런은 5개에 그친다. 올 시즌 피홈런 중 3개를 6월에 내줬다.
변화구 구위가 떨어진 점이 원인으로 뽑힌다. 지난해 오승환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각각 1할6푼7리와 1할9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3할1푼5리, 3할5푼으로 치솟았다.
슬라이더가 날카롭지 않으니 좌타자 상대로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날 홈런을 때려낸 페랄타 역시 좌타자였다. 지난해 오승환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1할7푼6리였지만 올해는 3할3푼8리에 달한다. 대체 구질로 체인지업을 선택하고 있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
투구 버릇이 분석됐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0일 MBC SPORTS+ 유선우 해설위원은 “오승환은 패스트볼을 던질 때와 체인지업을 던질 때의 투구폼이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패스트볼을 던질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팔의 각도와 높이가 미세하게 차이를 보였고, 이를 캐치한 상대 타자들이 노림수를 가지고 배트를 휘두른다는 것이다.
오승환은 이번 경기 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3.75로 상승했다. 마무리로서 적합하지 않은 방어율이다. 돌부처에 진짜 위기가 찾아왔다.
mdc0504@kukinews.com